“이번 총선에선 무조건 여당만 찍지는 않겠다.”170만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노인단체 대한노인회(회장 안춘생)가 총선을 앞두고 노인권익 찾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대한노인회는 17일 「노인복지관련 대 정부정책건의서」를 발표하고, 정부 반응에 따라 어느 당을 지지할 것인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10개항으로 된 건의서에는 그동안 노인복지 숙원사업들이 망라돼 있다. 주요 내용은 ▲고령자 촉진법을 개정해 기업들에게 65세이상 노인을 3%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토록 할 것 ▲매달 3만∼5만원씩 지급되고있는 경로연금을 월 8만원으로 늘릴 것 ▲금융소득이자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노인의 이자소득세를 면세할 것 ▲저소득 독거노인을 위한 전용 임대아파트를 시·군·구에 1개씩 설치 운영할 것 ▲노인에 대한 의원 진료비를 대폭 낮추어 노인들이 의료기관을 쉽게 이용토록 할 것 등이다.
대한노인회는 3만8,000개 지부를 전국 읍·면·동에까지 운영하고 있는 거대조직. 그러나 운영면에서 다소 방만하고 비효율적이었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대한노인회가 총선을 앞두고 이처럼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난 계기는 지난달 선거를 통해 6년간 대한노인회를 이끌어오던 백창현 회장이 물러나고 새 회장단이 출범하면서부터. 신임 안춘생(89) 12대 회장은 항일독립전쟁에 참여했으며 육군사관학교장, 광복회장을 역임한 명망가. 박재간(76) 상임 부회장은 한국노인문제연구소장을 맡아 여러 노인복지대책을 개발해온 노인문제 전문가다. 박부회장은 “그동안 정부측의 지원금에 얽매여 눈치를 보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따질 것은 당당히 따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는 정부 반응이 나오는대로 전국 지부를 순회하면서 회원들을 상대로 총선대비 의식화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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