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전용주거시설 '실버타운'요즘의 노인들은 스스로의 삶을 자식에게 의존하기보다 독립적이고 쾌적하게, 보다 자유롭게 보내기를 원한다. 주택공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70.7%가 노인만을 위해 별도로 지어진 주택에서 살고 싶다고 응답, 전통적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노인을 위한 고급 주거공간인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실버타운은 5∼6년전 실버산업 붐을 타고 전국에 우후죽순격으로 생겼다가 운영미숙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 실버타운들이 완공을 앞두고 입주자 모집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다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실버타운이 무엇인지와 입주시 필요한 것 등에 대해 알아본다.
■실버타운이란 : 유료 양로원보다 규모가 크고 노인을 위한 레저, 의료 등 복지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노인전용 주거시설을 말한다. 하지만 법령에 규정돼 있지는 않으며 유료양로원, 유료노인주택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버타운은 1994년 유료노인복지시설에 대한 민간기업의 참여가 허용되면서 국내에 도입, 이제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고급 실버타운들이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노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입주자가 퇴소 즉시 입소보증금을 받도록 하는 등 그간 입주자에게 불리한 약관도 많이 개선됐다. 현재 전국에 실버타운으로 부를만한 곳은 6∼8개.
■서울·수도권에 많이 세워진다 : 전국에 골고루 세워지던 실버타운들이 최근들어 서울·수도권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동 대로변에 있는 서울시니어스타워가 최근 입주율 100%를 기록했다. 이곳은 1998년 9월 개원 당시 위치가 도심이어서 노인주거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던 곳. 이승희 홍보팀장은 “시골은 한적하고 공기가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심은 기존의 문화, 생활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자녀, 친지들을 언제든 만날 수 있어 환영받고 있다”고 말한다. 내년에 문을 열 예정으로 현재 입주자를 모집 중인 노블카운티와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도 서울·수도권에 자리잡고 있어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
■주거 비용은 얼마 : 입주시에 보증금을 내고 월 생활비를 내는 ‘보증임대방식’이 일반적이다. 보증금은 퇴거시에 전액 환불받는 곳과 거주 기간에 따라 일정액을 공제하고 잔액만을 돌려받는 곳이 있다.
생활비에는 식사, 관리비, 생활서비스 같은 일체의 이용료가 포함되며 대개 1년에 한차례씩 조정된다. 최근에는 보증임대방식에서 벗어나 아파트처럼 정식으로 소유권 이전이 되는 일반분양이나 회원권 판매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 주거공간은 10∼30평형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최고 70평형대까지로 대형화하고 있다.
서울시니어스타워의 경우 보증금은 입주전까지 4개월간 분할납입 가능하며 계약기간 중에 인상되지는 않지만 퇴거시에 거주기간에 따라 15년 균등분할상각한 잔액을 돌려받는다. 상각액을 생활비로 환산해보면 부부가 이곳 23평형에 15년간 거주할 경우 어림잡아 1인당 매월 100만원짜리 하숙을 하는 셈.
■기타 : 실버타운의 주거비용은 부담될 만한 액수지만 오히려 경제적인 측면도 있다고 한다. 서울 강남의 40평형 아파트에 살다가 5개월전 부인과 서울시니어스타워 23평형으로 입주한 조원문(91)옹은 “기존의 아파트를 팔고 이곳 입소비용을 치뤘더니 여유자금이 생겼다”면서 “시설이 나이든 사람에게 편리하게 돼있고 옆에 병원이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노인의전화의 서혜경이사는 실버타운 입소전 유의사항으로 ▲시설 내에 간병, 의료시설이 잘 돼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면 주변에 병원이 있는 곳으로 고를 것 ▲약관에 불합리한 내용이 있는지 따져볼 것 ▲자녀와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 등을 제시한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