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교과과정 45% 개편키로대학가에 각종 ‘인증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양대(총장 김종량·金鍾亮)가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맞춤인재’양성을 위해 교과 과정을 절반 이상 바꾸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양대는 20일 “시대변화에 따라 교육도 수요자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며 “2001학년도 교과과정에서 전공을 제외한 교양과 부전공 과목의 45%이상을 대폭 개편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7일 김총장 등 대학 관계자와 현대 삼성 SK 등 7개 대기업 인사책임자간의 이색 간담회에서 비롯됐다.
이 자리에서 기업 관계자들은 갖가지 의견을 쏟아냈다. “공대생에게도 경영마인드를 키워달라”“전자상거래 능력을 미리 길러야 한다”“자기표현력과 창의력을 갖춘 사람이면 더욱 좋다”등등.
이 대학 전규동(全奎東) 교무부처장은 “간담회에서 대학생의 토론·어학 실력에 대한 질타 등 대학교육 개편의 필요성에 많이 제기됐다”며 “대학생의 취업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기업측도 변화된 경영환경과 회사특성에 걸맞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문대 한 교수는 “대학에서 굳이 기업형 인간을 사전교육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진리탐구와 비판정신이라는 나름의 원리원칙을 지켜야 할 대학마저 상업화 물결에 휩쓸리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한편 교과 과정 개편으로 공대에는 경영관련 과목이, 상경계열에는 협상 등에 필요한 토론술과 국제예절 등이 새롭게 들어가게 된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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