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프로직행 '미완의 대기'19일 개막한 대한화재컵 조별리그 축구대회의 가장 큰 화제는 고졸 신인 박규선(19·울산 현대)의 ‘깜짝 데뷔’였다.
축구인들에게 조차도 낯설은 박규선은 전남과의 광양경기서 연장 15분 상상하기 어려운 재치로 골든골을 잡아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빅토르의 전진 패스를 받는 순간, 이미 움직임으로 수비 한 명을 따돌린 박규선은 전남 GK 박동우가 뛰어나오는 것을 보고 왼쪽으로 한번 공을 접어 따돌린 뒤 골에리어 왼쪽 사각지점서 왼발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근래 보기 드문 멋진 골장면으로 박의 침착성과 재치, 개인기가 돋보였다.
그러나 이 순간까지 박규선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구리시 부양초등학교 5년때 축구에 입문, 구리중과 서울체고를 거쳤지만 팀성적의 부진과 함께 영원히 흙속에 묻힐 뻔한 진주였다.
하지만 박규선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울산 고재욱감독에게까지 전해졌고 드래프트 연고지명으로 프로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 역시 오라는 대학은 있었지만 하루 빨리 축구선수로 대성하고 싶다는 마음에 미련없이 프로를 택했다.
구단의 배려로 지난해 11월부터 크로아티아에 2개월간 유학한 박은 올 1월말 팀에 합류하자마자 고재욱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습 5게임서 교체멤버로 출전, 2골을 뽑자 고감독은 과감히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다행히도 올림픽대표출신의 포워드 최철우의 부상으로 후반 교체투입됐고 데뷔전서 자신의 존재를 비로소 알리게 됐다.
박규선의 소문은 조영증감독에게까지 전해져 지난달엔 청소년대표(19세이하)로 발탁됐다. 요르단전훈서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보여줘 조감독으로부터도 청소년팀의 최전방스트라이커로 낙점받은 상황.
하지만 고재욱감독은 박규선에 대해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미완의 대기”라고 말할뿐,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다. 고감독은 “중고시절 팀이 박규선위주의 플레이에 지나치게 의존, 체력적으로 너무 혹사당했다. 앞으로 체력과 파워, 슈팅, 드리블 등 고쳐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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