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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일] 열차 승무원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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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일] 열차 승무원에 감동

입력
2000.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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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새마을 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출장을 갈 때 겪은 일이다. 승객들은 차창 밖 경치를 구경하거나 곤히 잠들어 있거나 옆사람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재미있으면서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 일이 일어났다.한 승무원이 우리가 탄 열차 안을 점검하다가 깊이 잠 든 시골 할머니를 발견한 것이다. 이 할머니는 의자를 뒤로 젖히는 손잡이를 작동시키지 않고 뻣뻣한 자세로 잠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편하게 주무시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승무원은 모자를 벗은 다음 달리는 새마을 열차의 객차 바닥에 무릎을 끓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의자 등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의자 손잡이를 천천히 돌려 할머니가 앉은 의자를 뒤로 눕히기 시작하였다. 몇초면 될 일이었지만 할머니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의자를 눕히느라 5분은 걸린 것 같았다. 그때 열차 안의 승객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른 승객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제발 성공해라’하는 응원을 보냈다. 마침내 의자를 뒤로 젖힌 승무원은 이마의 땀을 닦고 모자를 쓴 다음 옆 칸으로 이동했다. 할머니는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다.

표창장 하나는 족히 받을 일이었지만 나를 포함한 승객들은 그의 진지하고 조심스런 자세때문에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다.

출장을 다녀온 후 나는 방에 ‘하루 한가지 이상 선행을 하고 하루에 한가지 이상 아이디어를 내면서 살자’는 뜻에서 ‘일일일선 일일일창(一日一善 一日一創)’을 써붙여 놓았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다녀간 대니 서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평범한 진리가 공감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경영컨설턴트라는 직업적 눈으로 볼 때도 일류 기업이나 일류 점포는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해 고객을 안심시키고 감동시킨다. 아무리 거창한 경영전략이나 시스템이 도입돼도 현장 근무자의 정성이 부족하면 절대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 내 생활에 신선한 충격을 준 그 새마을 열차 승무원은 오늘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며 보람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윤은기 IBS컨설팅그룹 회장·경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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