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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 저마다 "내가 1위"

입력
2000.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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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의 마지막 유세가 실시된 17일 각 후보진영과 지지자들의 과열된 분위기와 달리 일반 시민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투표일을 맞았다.이날 타이베이(臺北)는 거리마다 초록(천수이볜·陳水扁후보), 파랑(무소속 쑹추위·宋楚瑜후보), 하늘색(국민당 롄잔·連戰후보)의 깃발들이 수를 놓았고, 도로는 유세 차량들로 뒤덮히는 등 선거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백화점 역 터미널 공원 등 사람이 많은 장소에는 어김없이 각 후보 진영의 운동원들의 열띤 홍보전이 펼쳐졌다.

후보들이 지나갈 경우는 더욱 난리였다. 도로 옆에서는 미리 설치한 폭죽이 터지고, 수많은 지원차량에다 구경하는 일반 차량까지 뒤섞여 도로가 정체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선거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과도한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표시했다.

충샤오(忠孝)로의 신쾅(新光)백화점 앞에서 ‘빅3’후보 운동원들이 끈질기게 내미는 전단을 거부한 리위샹(李玉祥·35·회사원)씨는 “이미 마음속으로 개혁적인 인물을 선택하기로 마음을 정했다”면서 “차분하게 시민들이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후보진영도 이날 일제히 예상 득표율을 발표하는 등 표심을 잡기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陳후보측은 “14개 현에서 확고한 선두를 유지하며 이미 連·宋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면서 “당선안정권인 420만표(35.97%)를 무난히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連후보측은 “안정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이탈로 宋·陳후보의 지지자중 각각 10%와 4%포인트 표가 우리측으로 넘어왔다”며 “連후보가 36%의 표를 얻어 1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宋후보는 “18개 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전이 막판에 이르면서 각 후보진영의 광고 또한 인신공격성 내용을 담는 등 정책선거와는 거리가 먼 양상을 보였다.

특히 엄청난 돈으로 물량공세를 펴고 있는 連후보측은 陳후보를 히틀러와 무솔리니에 비교한데 이어 ‘陳당선=위협=불안, 치쑹바오롄(棄宋保連·宋후보를 버리고, 連을 구하자)’는 노골적인 내용을 그대로 광고로 실어 보내고 있다.

대만의 고질적인 병폐로 비난 받고 있는 헤이진(黑金·검은돈)선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6일에는 장화(彰化)현에서는 이장이 선거명부와 돈다발을 갖고 있다가 검경합동단속반에 붙잡혔다.

타이베이=권혁범기자

hbkwon@hk.co.kr

■리덩후이의 운명은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의 시대가 18일 총통선거를 기점으로 막을 내린다.

1988년 사망한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에 이어 총통직에 오른후 12년만의 일이다.

첫 대만인 출신 총독인 李 총통의 시대는 대만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하는 광범한 동의를 수반한 시대였다.

국민당의 강압통치시대와 단절하고 새로운 민주주의 제도 도입이라는 정치개혁프로그램에 전 국민의 공통된 이해와 지지가 밑받침됐

■영화 '글래디에이터' 코모스티왕역에 조아킨 피닉스

“90분이란 시간 내에 한가지 캐릭터만 보여주는 것은 너무 아쉽다.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물론 매번 ‘배우의 영화’가 되기란 어렵다. 영화란 어차피 감독의 의지대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조아킨 피닉스(26). 그가 처음 나왔을 땐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란 후광이 작용했다. 하지만 ‘투 다이 포’에서 보여준 집착증적인 10대, ‘8밀리’에서 나타난 20대 히피 청년, 올리버 스톤의 ‘U턴’에서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정신착란자까지. 영화마다 ‘조아킨 스타일’ 연기를 보여주어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의 싹을 틔우고 있다.

‘글라디에이터’에서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왕위를 찬탈하며, 누나에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느끼는 왕 코모더스 역할. 역시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목졸라 죽일 만큼 다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대본을 뼈로 생각하고 여기에 살을 붙이는 과정을 연기로 생각한다”는 그는 “한 가지 역할을 잘하면 죽어라 그 배역에만 캐스팅하는 ‘타이프 캐스팅’이 많아 하고 싶지 않은 역할도 게속해야 하는 곳이 할리우드”라며 “그럼에도 좀 더 다양한 배역을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영화 속 배역 만큼이나 성격이 ‘튀는’ 조아킨은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났으며, 히피 부모를 둔 때문에 학교 교육은 받은 적이 없다. ‘조아킨’이 아니라 ‘후아킨’으로 발음해 달라는 주문.

LA=박은주기자

다.

李 총통은 임기중 지방자치제를 도입하고, 대륙출신 종신직 입법의원을 완전 직선제로 바꾸는 등 민주개혁과 대만화의 주인공이었다.

李총통의 ‘동의의 시대’ 마감은 곧 새로운 시대의 칼날이 국민당과 李총통 자신에게 겨누어 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 정치개혁의 목표는 정치권력과 경제계, 조직화된 범죄간의 부패고리였던 ‘검은 자금’이며, 그 커넥션은 다름아닌 국민당 정치 문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국민당은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폭력조직과 경제계의 도움을 받았으며 그 대가로 각종 이권을 제공하곤했다.

12년동안 총통과 국민당의 총재직을 겸한 李총통이 바로 이 검은 자금 커넥션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국민당의 롄잔(連戰)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차기 정치개혁의 타깃이 李총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후보는 국민당의 불법적으로 축적된 자산을 조사하기를 원하며 李총통을 노리고 있다.

선거운동기간중 국민당 내부에서 ‘連후보를 버리고 陳후보를 돕는다’는 ‘치롄바오천(棄連保陳)’설이 확산되고 李총통 측근이 陳후보에 합류한 것도 이때문이다.

그러나 차기 정치개혁의 전도가 밝은 것만 아니다. 민진당이 陳후보의 의도대로 100%따르지 않을 뿐더러 수십억달러의 사업체를 소유하고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국민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陳후보가 총통이라는 절대권력을 사용한다하더라도 국민당의 핵심적 이해를 침해할 만큼 그의 정치적 파워가 크지 않다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다.

連후보는 1996년 총통선거시 李총통의 러닝메이트로 출마, 부총통으로 당선된 ‘핵심’이기에 강력한 개혁을 추진키 힘들다.

국민당의 2인자였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쑹추위(宋楚瑜)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그 자신이 거액의 비자금 조성의혹을 받고 있기때문이다.

이번 선거로 李총통이 정계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가 맡고 있는 국민당 총재직 임기는 2001년 8월까지다.

독실한 장로교 신자로 은퇴후 선교사 일을 하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한 그의 운명은 총통선거후 급변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대만의 정계판도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달렸다.

李총통이 정치인으로 자연인으로 편안한 여생을 보낼지 주목된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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