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당에 대한 무차별 폭로와 비방을 일삼는 여야의 흙탕물싸움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선관위는 16일 공개폭로가 있을 경우 근거자료 제시를 요구하는 한편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폭로가 허위로 판명될 경우 관련자를 사법당국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민주당은 16일 한나라당이 흑색선전을 동원한 조직적인 ‘폭로 공세’에 돌입했다고 보고 이를 저지키 위해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 등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위원장은 회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베를린 선언 직전 북측과 만났을 때 ‘총선용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을 국가안보를 볼모로 한 대표적인 유언비어 유포로 지목했다.
민주당측은 또 한나라당측이 불법선거 사례발표를 빙자해 전혀 근거없는 흑색선전으로 민주당 후보를 흠집내는 선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판단, 강력 대처키로 했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이날 “한나라당측의 ‘아니면 말고’식 폭로에 대해선 끝까지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이 과거 정보기관 출신 당직자들을 동원, 각 지역에서의 폭로·흑색선전을 위한 자료수집 및 유포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민주당 종로지구당 이종찬위원장은 부정선거 사례집을 통해 "동협의회장에게 5천만원씩을 돌렸다"고 주장한 한나라당 서청원 선대본부장을 명예훼손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10억원 상당으 ㅣ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한나라당은 16일 정부·여당의 각종 탈법·불법·편법 선거운동 사례들을 적시하며 소나기 공세를 계속했다.
이원창(李元昌)선대위대변인은 “우리당과의 정책대결에서 밀린 여권이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을 야당공격의 일선에 배치, 여당 대변인 역할을 맡기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선진국 수준으로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다’는 이장관의 발언은 주가를 평가할 때 액면가만을 말하고 시가를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대변인은 또 “재경부와 기획예산처가 여당측 논리를 변호하기 위해 국민의 혈세인 국가예산으로 대대적인 해명성 신문광고를 낸 것은 관권개입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남궁석 전 정보통신장관이 대통령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데 대해 "중앙 정치으 ㅣ거물이라는 인상을 유권자에게 심으려는 술수"라고 몰아붙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배포한 당 기관지 '민주저널'에 22건의 여당 부정선거 사례를 적시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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