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상 위험성이 높은 인조잔디구장인 효창운동장에서 대통령배 전국남녀축구대회를 강행, 참가선수와 관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협회는 1997년 6월 한국청소년대표팀이 브라질에게 3-10으로 참패를 당한뒤 “유·청소년 축구발전을 저해하는 인조잔디구장에서는 향후 협회 주최의 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듬해에만 육사구장과 동대문구장에서 대회를 치렀을 뿐 지난해부터 슬며시 인조잔디구장에서 다시 대회를 치러 축구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팽배해지고 있다.
선수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인조잔디구장의 부상위험.’ 15일 전반전 경기도중 발목부상으로 교체된 한 선수는 “대부분 부상위험때문에 태클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무릎관절을 이용해 볼의 방향을 트는 것도 발목과 무릎 충격이 두려워 시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팀 관계자도 “아무리 잔디를 새로 깔았어도 지금 효창운동장 잔디는 콘크리트바닥과도 같아 태클시 자칫하면 화상까지 입을 수 있다”며 “이 상태라면 내년 대통령배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효창운동장은 98년말 서울시예산 8억여원을 들여 기존 인조잔디를 걷어낸 뒤 새 인조잔디를 깔았지만 벌써 경기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가 됐다는 게 선수들의 평이다.
협회 관계자는 “새 인조잔디의 상태가 괜찮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대통령배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를 효창운동장에서 치르고 있다”며 “최근 FIFA(국제축구연맹)가 국제대회도 인조잔디구장에서 열기로 결정했는데 무조건 인조잔디구장이라 해서 반대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조잔디가 축구기본기와 플레이 스타일의 발전을 근본적으로 저해하고 부상의 위험까지 높아 협회가 당초대로 인조잔디에서 대회를 개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축구인들의 중론이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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