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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 축구장 임대료 6.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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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 축구장 임대료 6.5원

입력
200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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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이 향기가 바람에 날리는' 스페인의 남부 세비야시.음악팬들은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축구팬들은 최고의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뛰었던 팀이 있는 도시로 더 기억한다.

1994년 2월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우리와 한 조에 속했던 스페인대표팀 취재길에 세비야구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빅게임이 아니었는데도 꽉 들어찬 관중석과 응원열기, 관중의 축구수준, 구단의 운영실태 등은 당시 이미 독일축구를 경험한 터여서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를 안내해준 구단직원의 얘기를 듣고 무척 놀란 기억이 있다. 그는 우리에게 "세비야구장의 소유주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구단 소유겠지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구장소유주는 바로 시이며 시가 구단에 1년에 1페세타(약 6.5원)를 받고 장기 임대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장 사용료와 부가세, 체육진흥기금 등으로 입장료의 20-34%를 내야 하는 우리 구단들의 현실을 생각하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축구단이 시민을 하나로 만들고 즐거움을 주기때문에 시의 조치는 지극히 당연하다는 설명에 그저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우리 축구는 지금도 시와 시민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세비야구장의 기억은 더욱 부러움으로 남아 있다.

비근한 예로 최근 성남으로 연고지를 옮긴 일화구단이 통일교그룹의 팀이라는 이유 하나로 일부 종교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한다.

낙선운동까지 불사한다는 종교단체의 압력에 시는 일화에 4.13총선때까지만이라도 성남이라는 연고지명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니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우리 프로구단의 존립목적이 상상부분 기업의 홍보에 있다곤 하지만 '1년에 50억원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축구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의 처사는 씁쓸하기만 하다.

/유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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