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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월드컵경기장 '잔디 난방'은 비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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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월드컵경기장 '잔디 난방'은 비현실적

입력
200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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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축구를 통해 60억 세계인의 번영과 화합의 장이 될 서울월드컵주경기장 건설공사가 1998년 11월 6일 기공돼 현재 3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그런데 모 TV방송사가 얼마 전 방송한 ‘직격비교-한·일월드컵구장’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경우 요코하마경기장에 난방시스템을 설치하여 잔디가 사계절 푸르게 유지되며 나머지 몇몇 경기장에서도 난방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기후조건이 사계절 푸른 잔디로는 부적절한데도 난방 등 보조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잔디그라운드를 조성한다고 지적했다.

FIFA에서 경기장 그라운드 잔디는 양질의 천연잔디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잔디를 사계절 ‘인위적으로 푸르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지역의 기후조건, 투자 및 유지관리 비용등 전반적인 사항을 살펴본 이후 선택여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계절 온도차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한지형 양잔디는 고온기인 7∼8월에는 생장이 주춤하지만 3∼11월 푸르게 유지되고 녹색기간도 난지형 잔디에 비해 3∼4개월 길다. 그래서 서울월드컵주경기장은 한지형 양잔디로 그라운드를 조성하게 된다.

요코하마의 경우 겨울철 평균기온이 영상 3∼5도로 지하부가 얼지 않으므로 약간의 열을 가하면 잔디가 생장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은 요코하마보다 훨씬 낮은 영하의 날씨로 난방으로 잔디 생육이 가능토록 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설사 그렇게 하더라도 지하부 뿌리는 생장할 수 있으나 지상부 잎은 광합성 부족으로 잘 자라지 않아 뿌리와 잎의 불균형이 염려된다. 또 휴면기에 잔디를 강제 생장시킬 경우 저장된 탄수화물의 소비로 3∼4월 한지형 잔디가 생장하는 시기에는 약한 잔디로 자랄 수도 있다.

특히 난방설비는 설치비 및 유지관리비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데다 게임이 없는 겨울철에 가동하는 것은 예산을 낭비한다는 측면도 있다.

서울월드컵주경기장은 경기장의 디자인 및 건축물뿐아니라 모든 시설물이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경기장으로 건설하여 후손에 물려줄 문화유산으로서 길이 남을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 건설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이 지켜봐 주시고 더욱 많은 성원과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

/최정태 서울시 월드컵주경기장건설단 토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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