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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25년내 식수위기

입력
200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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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의 절반이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25년내에 인류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물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유엔 개발계획(UNDP), 유엔 환경계획(UNEP) 등이 후원하는 ‘21세기 세계 물 위원회’가 21일 헤이그에서 열리는 ‘세계 물 포럼'을 앞두고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30억명이 위생적인 급수를 받지 못 하고 있으며 10억명은 ‘안전한 물’을 전혀 얻을 수 없는 상태에 있다. 또 깨끗하지 못한 물에서 생기는 질병으로 매일 5,000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하고 있다.

이같이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앞으로 물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제한돼 있어 물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인구가 현재 60억명에서 오는 2025년에 80억명으로 늘어나고 도시의 비대화, 산업화가 가속화돼 향후 20년간 인류의 물 수요는 약 40% 늘지만 물 공급은 생태계와 수질의 악화 등으로 이를 따라갈 수 없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 수요량이 20년내에 17%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에 필요한 물조차 다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보고서는 물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자원 확보를 위한 각국 정부의 투자 규모를 현재 700억-800억달러에서 1,800억달러 수준으로 늘리고, 물 공급 권한을 투자력을 가진 민간에 이양할 것을 권고했다.

또 물 남용을 막기 위해 사용자 부담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물 공급에 대한 보조금을 철폐하며, 빈곤층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지원할 것을 건의했다.

유엔의 브라이언 아펠튼씨는 “수인성 질병으로 매일 숨지는 어린이 5,000명은 점보비행기 12대가 충돌할 때 희생되는 숫자와 같다. 만일 점보비행기 12대가 매일 충돌한다면 세계는 깜짝 놀라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물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호소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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