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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의 정서 그득 극단 미추의 '춘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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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의 정서 그득 극단 미추의 '춘궁기'

입력
200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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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마을의 생활 정경과 그 속에 숨은 역사가 우리를 느림속으로 데려간다. 극단 미추의 ‘춘궁기’는 강원도 와룡리의 풍경을 서울로 직송한다.관청의 수렵 허가로 마을 뒷산에 도시 사냥꾼들이 나타나 총질을 하면서 극은 시작한다. 소리에 놀란 할머니들에게 한국전쟁 등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 난다. 게다가 몇 달째 비조차 안 내린다. 산골의 봄은 이래서 더욱 가난해져 간다. 그 해결책으로 떠오른 마을 기우제가 작품의 중심이다.

기우제를 전후한 마을의 풍부한 볼거리가 연극의 재미. 돌무덤과 솟대 등은 잃어버린 과거를 살려 낸다. 무대에서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솟대를 돌며 극이 진행된다. 작가 박수진의 입담도 좋다.

이제는 멀어져 가는 풍습과 풍물들을 무대 위로 퍼 담아 내는 박수진씨의 희곡과 극단 미추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강대홍 연출. 김종엽 정태화 박혜진 등 출연. 17-29일 문예회관대극장. 화-목 오후 7시 30분, 금·토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 오후 3시 6시, 월쉼. (0351)879-3100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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