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관하는 LG 아트센터(서울 강남구 역삼동)는 기존 공연장과 여러가지로 다르다. 음악·무용·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올릴 수 있는 1,103석의 이 다목적 공연장은 문 열기 전부터 불만을 샀다. 초대권을 없앴기 때문이다. 공짜 손님은 안 받는다. 대통령이라도 공연을 보려면 표를 사야 한다. 단, 취재기자나 평론가를 위해 매회 공연에 6개 좌석을 유보석으로 비워둔다. 공짜심리와 특권의식 때문에 초대권이 남발되고 있는 현실에서, LG 아트센터의 초대권 거절은 일부 높으신 양반들께는 기분 나쁜 소식이다. 여기처럼 초대권을 완전히 없앤 다른 공연장으로 금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금호미술관 내 연주홀(171석)이 있다. 금호문화재단 박성용 이사장도 꼭 돈을 주고 표를 산다. 초대하고 싶은 손님이 있으면 표를 사서 주지, 공짜는 없다.LG 아트센터는 LG 강남타워 빌딩과 맞붙은 건물이고 그 안에 공연장인 ‘상남홀’이 들어가 있다. 사무용 빌딩과 이어져 지하에 음식점이 많으니 먹을 곳 걱정은 안해도 된다. 남녀 합쳐 80칸이나 되는 넉넉한 화장실 덕분에 짧은 중간휴식 시간에 화장실 전쟁을 치를 일도 없다. 시선을 가리지 않게 지그재그로 놓인 편안한 의자, 옷을 받아거는 공간, 층마다 마련된 간단한 음료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바 등 관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가장 큰 특징은 공연 장르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음향시설이다. 공연장 벽면에 집어넣은 여러 겹의 섬유층 음향판이 오르내리면서 공연에 따라 잔향과 음색을 맞추게 설계됐다.
가장 아쉬운 것은 무대 공간이다. 객석에서 보이는 무대 말고 무대 양 옆이나 뒤에 따로 공간이 없어 무대 전환이 불가능하다. 세트를 세운다면 고정세트밖에 쓸 수 없다. 무대 회전 장치도 없어 필요하면 무대 위에 턴테이블을 올려놓고 쓸 예정이다.
LG아트센터는 27일 각계 인사를 초청해 개관식을 갖고 이튿날부터 다섯 달 간의 개막축제에 들어간다. 소프라노 조수미·홍혜경, 독일의 피나 바우시 무용단, 영국의 로열 셰익스피어극단 등 세계적인 예술가와 단체를 초청해 화려하기 그지없다. 독주회·실내악·관현악의 클래식 음악회와 재즈·연극·뮤지컬·무용에 걸쳐 14개 공연이 준비돼있다(표 참조). 올 봄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좋은 공연은 다 여기에 몰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 http://www.lgart.com에서도 구할 수 있다.
LG 아트센터가 들어선 테헤란로 일대는 교통지옥이므로, 자가용은 갖고 가지 않는 게 상책이다. 지하철 역삼역의 6번 출구에서 바로 공연장까지 이어지므로, 전철을 타는 게 낫다. 문의 (02)2005-0114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