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금융에서 선물까지.외국금융기관들의 국내 진출분야가 다양화하는 추세다. 외국금융기관의 진출은 그동안 전통적 영역인 은행·증권 등에 국한됐으나 지난해 말부터 선물, 사이버 보험·증권, 종금, 신용정보, 구조조정전담사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기업의 수도 10여개 이상으로 급격히 늘었으며 회계사무소등을 통해 금융감독위원회에 문의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진출은 우선 국내 금융기관의 영업망을 이용하려는 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리젠트퍼시픽사는 3월 중에 해동화재의 지분 47.2%를 인수, 인터넷 손해보험사로 특화하고 회사이름도 장기적으로 한국온라인보험으로 바꿀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46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독일의 알리안츠사도 지난해 제일생명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 28일 하나은행의 지분 12.5%를 매입해 국내의 자산운용과 방카슈랑스(은행과 보험업의 결합형태)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에 진출해 있던 프루덴셜과 템플턴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의 활동은 한국내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사이버증권사도 E트레이드사를 필두로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증권가 주변에서는 “미국 증권사들은 국내의 사이버거래가 전체거래의 60%를 넘고 있어 그 성장가능성에 주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도이체은행은 자사가 자본을 대고 재독교포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형태로 위탁매매증권회사 설립이 가능한지에 대해 문의해왔다”고 말했다. 국내사와의 접촉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화증권은 채권중개업에 관심을 보인 미국의 증권사와, 현대증권은 사이버거래 확대를 위해 찰스 스왑사 등과 협의하고 세부절차를 금감위에 문의해 온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맥쿼리사와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각각 선물회사와 신용정보사 설립을 위해 지난 1월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최근 컨설팅사인 매킨지는 전체 금융자산 중 외국금융기관의 비중이 96년말에는 1%미만이었으나 2010년에는 40%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금융보고서를 내놓았다.
연세대 김정동(경영학)교수는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금융산업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금융산업 통합 추세에 따라 이미 진출한 외국금융기관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미진출 기업들은 신규분야로 진입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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