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몽상수학과 몽상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짝 같다. 그러나, 지은이에 따르면 ‘수학의 본질은 자유’이다. 자명해보이는 것을 의심하다 뜻밖의 결론으로 점프하기, 그것이 수학의 역사였다. 서양의 근대성은 수학적 사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책은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근대수학의 역사를 파헤치면서, 골치 아픈 기호와 딱딱한 공식 뒤에 숨어있는 수학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폭 넓은 교양과 반짝이는 재치로 독자를 안내하는 솜씨가 놀랍다. 지은이는 수학자가 아니라 근·현대철학을 주로 연구해 온 소장 논객으로서, 수학이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넓혀왔나에 집중하고 있다. 푸른숲 발행. 9,800원.
■히말라야에서 만난 성자/프레데릭 렌즈 지음
히말라야에 스노보드를 타러 간 20세 미국 청년이 우연히 부처의 진리를 전하는 네팔 승려를 만난다. 일흔이 넘은 노승 프왑은 청년에게 삶이란 무엇인지, 삶이 왜 고통스러운지, 어찌 하면 거기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는지, 그리고 참된 깨달음은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지은이 자신의 체험담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놨다.
산길을 걸으면서 두 사람이 나눴던 대화가 뼈대이다. 프왑은 참선 수행의 비법을 전해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깨달음의 삶은 히말라야의 눈처럼 텅 비고 순수한 것”이라고. 1994년 미국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며 참선 수행의 붐을 일으켰던 책이다. 황금가지 발행. 9,000원.
■변화를 주도하는 트렌드 경영/ 짐 테일러 등 3인 지음
세계적인 홍보회사 힐 앤 놀튼과 SRI컨설팅회사에서 활동해 온 저자들이 각계 각층의 인터뷰, 그리고 자료를 통해 비즈니스의 미래를 진단했다. 또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지녀야 할 자질과 사고방식, 그리고 미래에 대한 대처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성의 몰락, 조직의 해체, 생산자 중심의 소비시장 붕괴 등으로 변화의 소용돌이에 놓여있는 현 상황에서 혁명적인 PC칩 발명 등 향후 500일의 전망을 비롯해 앞으로 500주, 500개월, 500년 후의 비즈니스 변화 전망을 보여준다. 해냄 발행, 1만 2,000원.
■마르탱 게르의 귀향 / 나탈리 제먼 데이비스 지음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교수인 나탈리 제먼 데이비스는 역사를 질문과 대답의 탐정놀이라고 규정한다. 사료에 근거해 이야기를 재구성하되 그속에서 주요 인물들의 성격, 사고, 의도, 선택을 추론해 문화현상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16세기 프랑스에서 실제 일어났던 마르탱 게르 사건을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해 서술했다.
1540년 프랑스 농부 마르탱 게르가 고향을 8년간 떠났다가 돌아와 3년간을 살았는데 아내는 그가 진짜 남편이 아니라고 주장해 진위 논쟁이 재판정으로 옮겨갔다. 아내 뿐만 아니라 가족, 사건 당사자들의 성격 등이 잘 드러난다. 새로운 역사 읽기 방법이다. 지식의 풍경 발행, 9,500원.
오미환기자
mhoh@hk.co.kr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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