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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우익, 총선에서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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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우익, 총선에서 압승

입력
200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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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단독우익정권 창출스페인의 집권 중도 우익 국민당이 12일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사후 25년만에 처음으로 단독 우익 정권 창출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벨기에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우파 정당이 승리함으로써 좌파 정권이 대부분 국가의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유럽에서 우파 교두보가 한결 공고해졌다.

관건은 경제 벨기에 좌파 정권이 돼지고기 다이옥신 파동으로 집권 연장에 실패한 것처럼 스페인 국민당의 총선 결과도 그동안의 경제 발전이 관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국민당 연정(1996년 출범)의 성과는 경제가 말해준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유럽연합(EU)에서 두번째로 높은 3.7%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아직도 EU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도 불구하고 1996년 23%에서 15%로 떨어졌다. 이동전화 보급률과 주식시장 성장률도 상당한 수준이다. 과거 프랑코 총통의 독재스타일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보수주의 정책을 펼칠 것을 약속했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47) 총리의 경제 정책이 스페인 사회에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다.

우파 블레어, 아스나르 총리의 성공 아스나르 총리는 ‘말 보다는 행동 우선’을 주장하며 긴축 예산, 복지 지출 절감, 세제 개혁, 노동시장 규제 완화, 대형 공기업 민영화 등 자유시장 원리를 실현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스스로를 우파라기보다는 ‘중도’라고 불리길 원하고 국민당을 ‘중도 정당’으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국민당 대변인도 당의 성격을 보수 우익보다는 중도 우파 내지는 혁신 우파, 중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그를 ‘우파 블레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아스나르 총리는 몸집이 작고 어눌해 종종 웅변가이자 카리스마적이었던 곤잘레스 전 총리와 대조되지만 “마음보다는 머리에 호소한다”는 전략과 국민 경제 생활의 변화로 인기를 확인했다.

그러나 그의 성공은 전임 곤잘레스 총리 집권 기간에 스페인이 EU에 가입하고 경제자유화가 진행되면서 기초가 닦였고 오랜 프랑코 독재의 악몽이 희석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좌파 과도기를 거쳐 이제 우파가 과실을 따먹게 됐다는 얘기다.

열렬한 축구 팬이며 투우 애호가이기도 한 아스나르 총리는 마드리드의 부유한 외교관 가정에서 출생, 법학을 공부한뒤 20대 중반 국민당의 전신인 국민연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1982년 29세의 나이에 하원의원에 선출됐으며 1990년 국민당 당수직에 올랐다.

반면에 아스나르 총리의 과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공기업 민영화 작업이 사기업의 독점 현상을 불러 일으켰으며 측근 인사들이 재산을 불리는 정실주의적 통치 스타일이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바스크 독립주의자들의 무력 위협이 재개됐고 아스나르 총리도 암살 기도에 부상을 입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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