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것이 아름답습니다.”14일 서울 용산 여군학교(교장 엄옥순 대령)에서 열리는 45기 여군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이화여대 졸업생 8명이 함께 군문(軍門)에 들어선다.
유일한 보병병과 지원생인 조혜영(23)씨는 13일 “아버지가 맹호부대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셔서 어릴때 부터 군인이 꿈이었다”며 “보병이 진짜 군인”이라고 벌써부터 보병 예찬론을 펼쳤다.
문헌정보학과 동기생인 강민정(23)·윤지원(23)씨는 “과 이름에 ‘정보’가 들어있어 정보병과를 지원했다”며 밝게 웃었다. 가족이 199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떠났지만 홀로 모국에서의 군생활을 선택한 윤씨는 “해병 장교 출신 아버지가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유민주연합 한 중진의원의 비서를 한 강씨는 정보장교로 전역한 후 국회 국방위원회의 전문보좌진이 되는 것이 목표.
화학병과인 박은주(23)씨는 화학과 대학원 합격을 포기하고 군인의 길을 택했다. 부관병과를 지원한 행정학과 출신 김소영(24)씨는 “우리 모두 17대1의 경쟁을 뚫었을 만큼 여군은 여대생 사이에서 인기 직업”이라며 “강릉에서 중위로 복무중인 애인이 ‘급여나 진급에서 남녀차별이 없다’며 군인의 길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미 혹독한 일주일간의 가입교기간을 견뎌낸 이들은 앞으로 16주동안 남자 훈련생과 다름없는 강도높은 훈련을 거쳐 육군소위로 임관한다. 심리학과를 졸업한 이 진(24)씨는 “철부지 숙녀들이 16주 후에 당당한 군인으로 태어나는 것을 기대해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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