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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이직 열풍' 신풍속도 2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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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이직 열풍' 신풍속도 2題

입력
200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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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간부는 파리목숨국내 굴지의 대기업 S사는 최근 벤처이탈 직원이 많은 부서의 부장과 이사들에 대한 문책에 나섰다. 경고나 인사상 불이익은 기본. 부서원 상당수가 빠져나간 일부 부서장은 아예 보직을 못받거나 권고사직을 당할 처지다.

벤처이직 제의를 받은 K(37)과장은 “퇴직할 경우 대학선배인 부장이 인사조치를 당할 게 뻔해 인간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며 “간부들마다 ‘날 봐서라도 남아달라’고 애걸해 인간적인 갈등을 겪고있다”고 털어놓았다.

통신업체인 L사 H부장도 부하직원들의 잇따른 벤처이직으로 걱정이 태산이다. ‘직원의 30-40%가 이직한 부서장은 지휘책임을 물을 것’이란 소문이 떠돌기 때문. H부장은 “실제로 일부 부장급은 문책을 받아 한직으로 밀려났다”며 “부하직원들이 또 나갈 것이란 소문에 잠이 안온다”고 호소했다.

최근 정보통신업체에서 벤처로 옮긴 P(35)전과장은 “전 부서원 2명을 스카우트할 예정인데 이를 안 전부장이 나를 원수처럼 대한다”며 “일부에서는 벤처와 대기업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통신업체인 H사는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액면가(5,000원)에 받은 우리사주를 시가로 정산하지 않으면 퇴직할 수 없다”는 규정까지 신설했다.

◆떠난 사람은 헤쳐 모여라

벤처로 옮긴 전직장 동료들끼리 모여 친목을 다지고 정보를 교류하는 ‘떠모(떠난 사람들의 모임)’가 서울 강남일대에 붐을 이루고 있다.

철강업체인 P사 퇴직직원들이 만든 ‘P떠모’는 1주일에 한번씩 퇴직직원이 개업한 강남의 음식점에서 정기모임을 갖는다. 10여명 대부분이 벤처사 직원들로 수시로 만나 옛직장 얘기로 결속을 다지고 벤처동향에 대해서도 정보를 나눈다. 전 정보통신대기업 직원 유모(32)씨는 “같은 입장이라선지 학교선후배처럼 격의가 없고 필요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인 H사의 벤처 이직자들도 정기적인 정보교환 모임을 갖고 있으며 모증권사 ‘떠모’ 회원들은 벤처기업별 성장성과 연봉, 스톡옵션 등을 비교하는 자료까지 만들었다. L벤처 이모(32)과장은 “이직자들이 갖게 마련인 불안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기위해 자연스럽게 모임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일부 ‘떠모’는 아예 ‘제2의 창업’을 모색하기도 한다. 벤처나 증권사로 이직한 전 직장동료 10여명과 ‘떠모’를 결성했다는 이모(32)씨는 “처음에는 단순한 친목과 정보교환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창업투자사나 독자벤처 창업까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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