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3일 전직대통령과 3부요인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하며 유럽순방 성과를 설명한 자리는 덕담의 성찬이었다. 최규하(崔圭夏)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은 “놀랄 정도”“기대 이상”“축하한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이같은 회동이 3번째가 되자, 말수가 적은 최전대통령마저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하는 등 서로 허물이 없어졌고 만찬 시간도 처음 1시간 안팎, 두번째 1시간반 가량이었으나 이번에는 2시간으로 길어졌다.
김대통령은 특히 전전대통령이 2월14일부터 3월10일까지 동남아를 방문한 결과를 전하겠다고 요청, 만찬에 앞서 6시부터 25분간 독대를 했다. 전전대통령은 캄보디아 훈센총리,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선임장관, 말레이지아의 모하마드 마하티르총리 등을 만난 내용을 전했다.
된장국 생선 등 한식이 메뉴인 만찬에서 김대통령과 전직대통령들은 유럽순방을 비롯 정보통신 선거 등 다양한 화제를 넘나들었다. 당초 정치나 선거에 대해서는 가급적 얘기하지 않기로 했지만, 자연스럽게 ‘돈드는 선거풍토’에 대한 걱정이 제기되고 ‘돈 안드는 선거’를 이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만찬 시작전 김대통령과 전직대통령들은 건강 등을 화제로 애기꽃을 피웠다. 김대통령은 특히 “모두가 함께 앉으니 부인들이 얘기를 못하고 가는 것 같더라”며 부인들의 테이블을 따로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또 “올해가 천년만에 오는 대희년인데 한국만 국빈방문을 허용하는 예우를 교황청으로부터 받았다”면서 “교황에 북한방문을 요청했더니 교황이 북의 초청이 있으면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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