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대공사중…’ 경기회복으로 운행차량이 급증하고 있는 와중에 올들어 서울시내 도로굴착공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교통대란이 우려된다.특히 서울시는 ‘판 데 또 파는’ 중복공사를 막기 위해 같은 구간은 한번에 공사하는 병행시공을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병행시공이 이뤄진 공사는 1.4%에 그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도로굴착 50%나 늘어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도로굴착 신청건수는 8,006건으로 지난해의 3,201건에 비해 150%나 증가했다. 공사면적은 더욱 늘어 72만7,800여평으로 지난해 23만1,200여평의 214%에 달한다.
이는 길이 10㎙, 너비 3m가 넘는 굴착공사만을 모은 것이어서 통상 한해 7∼9만건에 달하는 소규모 공사까지 포함하면 서울시에서는 올해 모두 10만건이 넘는 도로공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역대 최다 도로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도로공사 급증은 건설경기 등이 회복되고 있는데다 초고속통신망 등 정보통신 관련 공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 실제로 도로굴착 신청건수 가운데 정보통신 관련 공사는 2,599건으로 지난해의 472건보다 450%나 증가했다. 다음으로 증가폭이 큰 공사는 전기관련 공사로 지난해의 146건보다 332%가 늘어난 631건이었다.
■중복공사로 불편 더 커
더 큰 문제는 도로를 파헤쳐 공사한 뒤 다시 똑같은 곳을 뒤엎는 중복공사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과 불편이 고조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도로굴착 등은 각 공사마다 시행속도와 공사방법이 차이가 있고 위치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 번에 공사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병행시공하기 힘든 곳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골목길 공사를 포함한 지난해 총 도로 굴착공사 8만여건 가운데 상당수가 중복굴착되고 있지만 병행시공이 단지 1.4%에 불과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며 아무리 병행시공을 유도하더라도 3%를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해 ‘중복공사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등 서울시의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도로굴착으로 인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공사기간 등을 예고, 시민들의 양해를 구하도록 하고 출·퇴근시간대 공사는 절대 금지토록 각 자치구에 지시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불편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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