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취할 이성(異性) 룸메이트 구합니다.”신학기 대학가 게시판에 ‘남녀 불문, 룸메이트 구함’이란 벽보가 아무렇지 않게 나붙고 인터넷 룸메이트 소개사이트에도 이성을 찾는 게재물이 20% 이상이다. 외국 얘기로나 들리던 ‘이성간 동거붐’이 우리 대학가에도 번져가고 있는 것.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남녀간 한지붕 생활을 단순한 공간 나눠쓰기 정도로 생각하는 N세대의 사고방식 때문이다.
서울 S대 대학원생 박모(24·여)씨는 지난해부터 여자친구의 아파트에서 Y대 3학년 남학생(22)과 함께 ‘3인 동거’를 하고 있다. 공간만 나눠쓸 뿐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아 불편은 거의 없다. 박씨는 “전혀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다”며 “흔히 상상하듯 성적(性的)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 오피스텔에서 자취중인 D대학 조모(28)씨도 최근 동거할 여학생을 구하고 있다. 조씨는 “경제적 부담을 덜려면 방을 나눠써야 하는데 이왕이면 집을 깔끔하게 쓰는 여학생이 좋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남녀대학생 30여명에게 이성 룸메이트를 소개해 줬다는 인터넷 동거정보제공회사 ‘너랑나랑’의 김삼수(29)사장은 “인기있는 원룸텔 등 고급하숙의 경우 월세가 만만찮아 전략상 동거를 택하는 대학생이 의외로 많다”며 “남녀 룸메이트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말 그대로 ‘동거’로 발전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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