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문학평론가 방민호(35)씨가 첫 평론집 ‘비평의 도그마를 넘어서’(창작과비평사 발행)를 묶어냈다. 1994년 ‘현실을 바라보는 세 개의 논리’라는 평문으로 제1회 창비신인평론상을 받고 등단한지 6년만이다. 방씨는 그간 비교적 연소한 평론가 그룹의 대표적 논객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그는 첫 평론집의 서문을 “도대체 비평을 영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어지는 말처럼 자신이 비평활동을 영위해온 1990년대 후반이라는 시대적 기간은 ‘비평의 직능이 실효성을 상실했다는 회의가 만연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비평이란 것이 단지 잘 팔리는 책을 위한 광고문안 정도로 사용되거나(상업비평), 소위 떼거리비평이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문단분파주의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씨는 “문학의 죽음이라느 수사가 힘을 발휘하던 시기에 비평으로 문학의 변치 않는 생명력을 확인코자 했다”고 재삼 다짐한다.
평론집에는 ‘리얼리즘론의 비판적 재인식’등 주제평론이 1부로, 장정일, 전성태, 김소진, 은희경씨 등 젊은 작가들과 현기영씨 등에 대한 작가론이 2부로 묶여있다. 3부는 계간평. 무엇보다 이들 작가론에 쏟은 방씨의 열정이 눈에 띄고 대선배 비평가 김윤식씨를 다룬 평론가에 대한 평론 ‘숙명과 그 극복이라는 문제’등의 글이 묵직하다.
방씨는 “생명은 오로지 자명한 하나 이 지상에 짧고도 긴, 길고도 짧은 생을 풀어헤치니, 오로지 문장만이 그 생생한 빛과 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며 “문학은 그 풀어냄이다. 그렇다면 비평은 무얼까”라고 자문했다. 많은 이들이 소년 같은 그의 모습과 목소리를 직접 접해보고는 글에서 받은 날카로운 인상과는 판이하다고 놀라듯, 현장에서 작가와 문학의 세계 깊이 직입해 들어가는 비판적 글쓰기의 열정을 볼 수 있는 평론집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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