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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실에서] 美증시 '극단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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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실에서] 美증시 '극단의 시대'

입력
2000.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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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20세기를 규정한 ‘극단의 시대’가 불행히도 새천년 증권시장에서 재연되고 있다. 파국과 호황을 오가게 했던 전쟁과 혁명, 기술진보가 인터넷으로 대체됐을 뿐 극단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첨단 기술주 중심의 미 나스닥 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한 지 하룻만인 10일(현지시간) 알짜기업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10,000선 밑으로 힘없이 내려갔다. 이미 거래량에서 다우를 누른 나스닥은 머잖아 지수면에서도 다우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나스닥이 3,0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3일. 불과 4개월여만에 2,000포인트를 더했으니 상승률은 연 334%이고, 이런 추세면 수개월내 다우를 따라 잡아 연말에 16,000포인트를 깬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스닥 시장에도 ‘극단’이 존재한다. 올들어 15%가량 떨어진 은행·보험주는 예외로 치자. 시가총액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 8위 델컴퓨터 등 기술주도 나스닥지수 상승률에 뒤처지고 있다.

반면 생명공학업체 ‘테크니클론’(Techniclone), 핸드헬드 컴퓨터를 만드는 ‘울투라데이터 시스템즈’(Ultradata Systems) 등은 올들어서만 1,200%이상 올랐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에셜론’(Echelon)과 메모리칩 관련 ‘램버스’(Rambus) 역시 300%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터넷과 e-비즈니스, 생명공학 종목외에는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들 수십개 종목으로만 자금이 몰리는 탓이다. 실적불문하고 유망성에 현혹된 개인투자자, 단기 급등에 고무된 각종 펀드까지 소위 ‘묻지마’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유입된 펀드자금만 700억달러에 이른다. 인터넷 기업을 발굴, 신속히 상장시킨 뒤 또다른 기업을 찾아나서는 벤처캐피털도 이런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신생 기업을 안정적인 기반위에 올려 놓는 ‘직무’를 망각한 이들은 결국 위험부담을 일반 투자자에게 전가시킨 것이기 때문에 피라미드업체나 다름없다는 혹평도 있다.

투기광풍은 시기가 문제일 뿐 언제나 비참한 결과를 보았을 뿐이다. 한국의 증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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