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우들로부터 이른바 ‘왕따’를 당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고생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은 12일 지난 한햇동안 교육청 산하 12개 청소년상담센터를 찾은 학생들의 상담 내용 가운데 가장 많은 39%가 ‘학교생활 부적응’관련(2만1,688건)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1만7,803건)에 비해 1.2배, 1997년(6,945건)보다는 3.1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부적응 문제로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린 학생들은 대부분 집단따돌림을 당하거나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경우로, 이 가운데 900여명은 우울증이나 품행장애, 학습장애 등으로 정신과전문의의 특별상담이 필요할 만큼 중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이 밝힌 사례에 따르면 서울 A고 1학년 K(16)군의 경우 급우들로부터 작은 키 때문에 무시당하는 수모를 당한 끝에 밤에 헛소리를 하고 등교를 거부하는 등 심한 이상증세를 보였다. K군은 현재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대인기피증’진단을 받고 치료중이다.
또 초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온 서울 B중 1학년 L(14)군은 한국말이 서툴고 생활습관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L군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되풀이 하는 등 정신병 증세를 보여 지난해 11월 부모에게 이끌려 상담센터를 찾았다.
한편 학교생활 부적응 다음으로 많은 상담내용은 진로(13%) 성문제(7%) 학습(6%)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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