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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 튀김요리 "입맛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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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 튀김요리 "입맛도네"

입력
200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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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한 토막. 어느 날 초밥의 달인 ‘쇼타’에게 새우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이를 데리고 단골 고객이 찾아온다. 그런데 주특기인 새우초밥을 만들어줬더니 아이가 먹다 말고 남기는 게 아닌가. 새우를 좋아한다면서 도대체 왜 남겼을까. 피말리는 고민과 연구 끝에 주인공 쇼타가 발견한 해법이 있다. ‘아이들은 기름에 튀긴 새우 맛을 제일 좋아한다’는 것. 쇼타는 일반 새우초밥처럼 생새우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는 대신 새우에 밀가루, 계란, 빵가루를 입혀서 기름에 튀겨낸 뒤 튀김옷을 벗겨 초밥에 얹어내는 조리법을 창안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새우 맛에 마침내 아이는 탄성을 지른다.굳이 만화 속이 아니더라도 바삭바삭한 튀김 맛에 고개를 저을 아이는 드물 것이다. 살찔 염려만 푹 놓아버린다면 어른이라고 다를까. 사각사각 입 안에서 부서져내리는 상큼함과 혀 끝을 맴도는 고소함…. 입 맛을 잃기 쉬운 봄철, 튀김 한 접시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풍성하면서도 화려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튀김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반면 진짜 제 맛을 내기는 까다로운 음식. 적당한 재료를 골라 튀김옷을 입힌 뒤 식용유에 튀겨내는 게 조리법의 전부인 것 같지만 막상 전문점에서 구경한 맛을 따라잡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서울 래디슨프라자호텔 일식당 ‘고도부끼’의 튀김 카운터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기(31)조리사는 “초보자들이 튀김요리에 실패하는 이유는 튀김옷 반죽을 어설프게 하거나 온도조절, 익히는 시간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본 원칙만 안다면 육류나 채소, 해물 등 어떤 재료로도 고소한 튀김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조리사의 도움말로 찌고, 삶고, 볶는 다양한 조리법 가운데 영양소 파괴가 가장 적다는 튀김요리 노하우를 배워보자.

튀김 옷 반죽하기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텐 성분은 상온에서 그대로 방치해두면 찰기가 나오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튀김 옷을 가능한 한 차가운 상태에서 반죽, 찰진 성분이 나오는 것을 억제해야 튀김요리의 생명인 ‘바삭바삭한 맛’이 살아난다. 밀가루 반죽을 할 때 차가운 물(혹은 얼음물)을 활용하고, 반죽하는 그릇도 냉동실에 넣어 차갑게 식힌 다음에 꺼내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밀가루 역시 냉동고에 차갑게 보관했다가 반죽하면 바삭바삭한 맛을 내는 데 도움이 된다. 반죽을 다소 묽게 해 튀김 옷을 얇게 입히는 것도 제 맛을 내는 비결. 이와 함께 콩기름에 참기름을 약간 섞어 튀김기름으로 사용하거나, 튀김옷 반죽에 밀가루 외에도 찹쌀가루를 섞으면 한결 고소한 튀김을 만들 수 있다.

적정 온도 유지 튀김의 온도는 170∼180도가 적당하다. 해산물이나 육류, 단단한 뿌리채소 등의 적정온도는 180도, 야채나 과일의 경우 10도 정도 낮게 잡으면 된다. 집에 온도계가 없다면 묽게 반죽한 튀김옷 재료를 서서히 떨어뜨려보면 기름의 온도를 추정할 수 있다. 떨어뜨린 반죽이 프라이팬 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 한참 뒤에 올라오면 150도, 바로 올라오면 160도, 중간쯤 내려가다 바로 올라오면 170도, 조금도 가라앉지 않고 기름 표면에서 지글지글 퍼지면 180도로 보면 된다. 재료를 한꺼번에 넣으면 온도가 떨어지므로 조금씩 넣으며 튀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스와 함께 차리기 다 익은 튀김은 종이를 바닥에 깐 소쿠리나 접시에 담는 것이 원칙. 종이가 기름과 열을 흡수해 튀김의 맛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튀김을 겹쳐 놓지 말고 접시에도 겹치는 부분이 적도록 세워 담는다. 튀김을 잠시 두어야 할 때는 따뜻한 전등 불빛 아래 놓으면 눅눅해지는 것을 다소 방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간단한 양념소스를 만들어 찍어먹으면 한결 맛깔진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가쓰오부시국물과 맛술, 간장을 5대 1대 1의 비율로 섞어 일본식 소스를 만들거나 커리분말이나 파래가루를 맛소금에 섞어 튀김에 곁들여보자.

도움말=프라자호텔 김병기조리사

■연어 베이비콘말이 튀김

연어 10g, 베이비콘 1개, 깻잎 1장, 김 1/4장, 커리분말 1작은술, 튀김반죽 적당량/연어는 가로 6∼7㎝, 세로 7∼8㎝ 크기로, 김은 가로 11㎝, 세로 7∼8㎝ 크기로 잘라 놓는다→베이비콘에 커리분말을 입혀놓는다→김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연어, 깻잎, 커리가루 바른 베이비콘 순으로 차례로 올려놓은 뒤 김밥 말듯 둥글게 만다→밀가루와 튀김반죽 순으로 살짝 튀김옷을 입힌 다음 170도 기름에 튀겨낸다→커리분말과 맛소금을 각각 1작은술씩 섞어 종지에 담고 튀김을 찍어먹는다. ☞튀김반죽 달걀노른자 1개, 밀가루 박력분 1/2컵, 생수 1/2컵, 소금 약간을 섞은 다음 대나무 젓가락으로 원을 그리듯이 휘젓지 말고 위 아래로 자르듯이 툭툭 저어 반죽을 갠다.

■봄나물 인삼튀김

인삼1뿌리, 두릅 5g, 돌미나리 5g, 튀김반죽 적당량, 양념소스/재료를 손질해 물에 씻은 뒤 물기를 제거해놓는다→인삼은 0.3㎝ 두께로 얇게 자르고 두릅과 돌미나리는 모양 그대로 밀가루, 튀김반죽 순으로 발라 170도 기름에 튀겨낸다→가쓰오부시국물, 맛술, 간장을 5대 1대 1의 비율로 섞은 양념소스에 튀김을 찍어먹는다(맛술은 표면에 불을 붙여 알콜을 제거한 뒤 사용하면 한결 깨끗한 맛이 난다).

■과일꼬치 튀김

바나나 1조각, 통조림 파인애플 1조각, 사과 1조각, 파래가루·맛소금 약간, 튀김반죽 적당량/달걀노른자 1개, 박력분 밀가루와 찹쌀가루 를 2대 1의 비율로 섞은 것 1/2컵, 생수 1/2컵을 섞어 튀김반죽을 만든다→바나나를 찜통에 살짝 쪄낸 뒤 한동안 말린다→3가지 과일을 가로 4㎝, 세로 2.5㎝, 굵기 1㎝ 정도로 잘라 작은 대나무 꼬챙이에 바나나, 파인애플, 사과 순으로 꽂는다→재료에 밀가루, 튀김반죽 순으로 살짝 입힌 다음 170도 기름에 튀겨낸다→파래가루와 맛소금을 1대 5의 비율로 섞어 튀김을 찍어 먹는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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