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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달러 공식화폐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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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달러 공식화폐 채택

입력
200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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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정부가 9일 자국 통화를 미국의 달러로 전환키로 공식 결정했다.구스타보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공식화페 수크레를 달러로 전환시키는 법안에 서명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달러화(dollarization)는 인플레 억제와 기반마저 무너져버린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하밀 마와드 전 대통령이 달러화를 추진하다 원주민과 일부 군부의 쿠데타로 축출된지 불과 50여일만이다.

지난 주 의회에 통과한 이 법안에 대통령이 서명함에 따라 에콰도르 중앙은행은 더 이상 자국화폐를 발행할 수 없다. 수크레와 달러의 교환비율은 달러당 2만5,000수크레로 결정됐으며 향후 6개월동안 모든 수크레는 달러로 대체된다. 단 수크레 동전은 병행돼 통용된다.

에콰도르가 달러를 공식화폐로 채택한 것은 극심한 경제침체 때문. 에콰도르는 지난해 40~90%에 달하는 인플레에 시달리면서 마이너스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만 달러당 수크레의 가치는 197% 하락했으며 올 초 1주만에 23.5%의 통화 가치하락을 겪었다.

에콰도르는 달러화를 통해 환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와 금리를 떨어뜨려 경제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달러화 실시가 확실시될 때 불과 3일만에 중앙은행이 차입한 단기외채금리가 152%에서 25%로 급락했다.

미국은 에콰도르의 이같은 조치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에콰도르의 조치는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대담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터 미 상원에서도 거래비용절감 등을 명분으로 중남미 국가들이 달러화를 자국 화폐와 함께 사용하는 ‘달러공용제’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도 중남미 국가의 달러공용제를 지원할 수는 없지만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과테말라 등이 정부차원에서 달러공용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멕시코 우르과이 볼리비아 등도 재계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다. 미 존스 홉킨스대의 스티브 행크 교수는 “2005년까지 대부분 중남미 국가들은 달러공용제를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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