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인기를 되찾을 수 있다면 라커룸까지도 적나라하게 공개하겠다’NBA 감독들의 작전지시 등 벤치상황과 라커룸에서 벌어지는 스타플레이어들의 프라이버시가 방송을 통해 여과없이 노출된다. NBA는 방송중계 경기에서 감독의 마이크로폰 착용과 라커룸에 무인카메라 설치를 강제하기로 9일(이하 한국시간) 결정, 감독들과 선수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마이크로폰에 대한 논란은 NBC로 미전역에 중계된 마이애미 히트-LA 레이커스전(6일)서 팻 라일리 마이애미 감독이 마이크로폰을 사용하라는 NBA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불거졌다. 라일리감독은 “억압받는 느낌이 든다”며 반발했고, 제리 슬로얀(유타 재즈) 래리 버드(인디애나 페이서스) 필 잭슨(LA 레이커스) 감독 등도 이에 동참했다. 누군가가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선수들도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하지만 NBA도 ‘마이크로폰을 쓰든지 아니면 10만달러를 물든지’하라며 맞서고 있다. 라일리감독까지는 그냥 넘어가지만 이후로는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감독과 선수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NBA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밑바탕에는 마이클 조던 은퇴후 NBA의 인기가 추락, 다른 종목에 밀린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NBA 인기하락은 TV 시청률에 곧장 반영돼 NBC의 경우 시청률이 지난 시즌보다 14%, TNT TBS는 18%가 떨어졌고 특히 2000 올스타전은 6.9%로 같은 날 타이거 우즈의 뷰익인비테이셔널골프 4라운드(8.0%)보다 처졌다.
감독과 선수들이 고이 간직하려는 비밀까지 드러내면서 인기회복을 꿈꾸는 NBA의 몸부림이 안쓰럽기만 하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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