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나라에서는 인사가 ‘나는 당신의 적이 아닙니다. 그러니 안심하십시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나라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으면 서로가 적이라는 뜻이므로 우리 생각보다 인사의 의미가 더 크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인사는 아주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우리는 그 뜻이 얼마나 많은 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같다. 인사란 우리의 행동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르는 말, 표정 등을 모두 포함한다는 것은 잘 모르고 산다.중학교때 어느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선생님이라 해서 여러분에게 먼저 인사 받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복도에서 여러분을 마주치게 되면 먼저 인사하겠습니다. 그 때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여러분 역시 나에게 대답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짧게 해 주신 선생님의 이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나는 인사란 어른과 어린이를 떠나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선생님의 이 말씀에선 그 뜻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선생님은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복도에서 마주치는 우리에게 먼저 인사해 주셨고 우리 역시 그만큼 즐거운 표정으로 답해 드렸다. 이것이 행동으로 표현되는 인사가 아닐까.
‘행동으로 표현되는 인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인사말’이다. 어떤 선생님께서는 나를 보실 때마다, 나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주시려고 노력하셨다. “잘 지내고 있니”라는 개인적인 것부터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말까지. 그런 선생님을 뵈면 나 역시 자연스럽게 선생님께 안부도 여쭈어 보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여러가지 말들을 하게 된다. 이처럼 서로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인사는 양쪽에 기쁨을 준다.
요즘 다시 인사를 중요시 하는 운동이 시작돼 현실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같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우리가, 예절의 바탕인 인사를 국민모두 진정 정성과 마음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양 주엽고2·윤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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