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최근여론조사서 첫 동률‘고어냐, 부시냐’.
슈퍼화요일의 대회전 결과가 양자구도로 판명됨에 따라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 본선까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와 민주당의 앨 고어부통령의맞대결이 어떤 양상으로 그려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양자대결을 전제로 한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부시가 고어에 5-10%포인트 차로 우세를 보이고 있어 부시가 유리한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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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있는 갤럽의 조사결과 부시는 지난해뿐만 아니라 올들어서도 단한번도 고어에 뒤진 적이 없이 일방적 우위를 점해왔다. 다만 부시는 10여개의 여론조사중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고어와 46%대 46%의 동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추세가 11월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왜냐하면 과거 예비선거 당시의 본선 여론조사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뒤처진 이른바 ‘언더독(underdog)’후보에 동정표가 몰리곤 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부시와 고어의 양자대결이 본격화해야만 정확한 표심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있다.
예비선거 와중에 치러진 여론조사결과를 제쳐두고 그간 예비선거를 통해 드러난 객관적 전력을 종합분석해 보면 고어가 부시보다 유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미 8일자 뉴욕타임스지는 슈퍼화요일 결과에 대한 해설기사의 제목을 ‘강해져간 고어, 약해져간 부시’라고 내걸었다.
NYT는 예비선거를 치르면서 고어는 빌 브래들리라는 만만한 적수를 만나 별다른 출혈없이 적당한 워밍업을 하면서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비해 부시는 맥케인이라는 강적을 만나 자금도 바닥나고 체면도 손상되는 등 만신창이가 됐었다고 평했다.
공화당조직이 크게 분열된 점과 무소속및 온건중도파에게 밉보인 점도 부시에게는 약점이 된다. 무소속에 인기가 높은 맥케인을 뛰어넘기 위해 부시는 보수성향을 더욱 내세울 수밖에 없었는데 정작 본선에서 이들의 지지가 없이는 승리가 어렵다. 또한 예비선거과정에서 가톨릭신자들로부터 적대감을 불러일으킨 대목도 부담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인기투표에서 민주당표보다 공화당표가 앞선 점은 부시진영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하다. 92년 대선이래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우세지역이었으나 이번 인기투표에서는 1위 고어와 4위 브래들리를 합한 민주당 전체지지율(42%)이 2위 부시와 3위 맥케인을 더한 공화당 전체지지율(51%)보다 낮았다.
본선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고어진영이 가장 믿는 것은 민주당 집권이래 지속적인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경제. 정치분석가들은 미국역사상 유례없는 경제번영을 이룩해 낸 지도력을 잘만 포장하면 그 이상 좋은 홍보물이 없다고 보고있다. 뿐만 아니라 현직 부통령으로서 7년여동안 갈고 닦은 행정경험도 고어의 강점이다. 정작 선거전이 정책대결로 돌입하면 수많은 행정관료를 배경으로 한 고어진영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고어가 부시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게 미국현지의 시각이다. 그러나 앞으로 몇가지 변수는 남아 있다. 누구를 런닝메이트로 선정하느냐와, 폭로전이 시작될 경우 누가 더 치명상을 입느냐의 여부등이 바로 그것이다. 양쪽 모두 마약복용문제와 병역특혜 등 젊은 시절의 ‘행각’이 잠재적 뇌관으로 남아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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