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지원에 나선 여야 지도부들은 기세가 올랐다. 연설에 힘이 실리고 거침이 없다. 연설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도 다양하다.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연설때마다 ‘안정론’과 ‘안보론’을 주메뉴로 내세운다. “여소야대가 되면 3년간 나라가 혼란해진다”“문명의 속도에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면서 안정속의 개혁을 강조한다. 또 서해사건을 예로 들며 “역대정권중 가장 안보가 튼튼한 정부”라고 주장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예찬도 반드시 등장한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대접받는 인물”에서 시작해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하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반면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희망론’이 주제. “과연 어느 당이 미래의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느냐”면서 “지역감정에 얽매인 과거가 아닌 희망찬 미래를 선택하라”고 호소한다. 이위원장의 희망론은 충청도에 가면 ‘떠오르는 태양론’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공천파동’에 대한 해명과 ‘영등포시장 이야기’로 시작되는 경제정책 비판이 빠지지 않는다. 공천파동에 대해선 “가슴이 아프지만 새 정치를 원하는 국민여망에 따른 것”이라고 돌린다. 또 “영등포 시장에 갔더니 하나같이 못살겠다고 하더라”“70년대 이래 빈부격차가 제일 커졌다”등등 경제문제를 매섭게 따진다.
수도권에선 자민련과 민국당을 “사이비 야당”이라고 몰아부치고, 충청도에 가선 “(여당의) 곁불을 쐬지말자”고 주장하는 것도 고정메뉴이다.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지역편중인사를 거론하며 “현정부가 말하는 탕평책은 허구”라고 주장한다.
내각제주장은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트레이드마크. 연설때마다“내각제를 선호하는 세력과는 누구와도 손잡겠다”고 외친다. 또 “자민련이 6·25때 공산군을 막아내고 경제를 발전시킨 안정세력”이라는 원조보수 주장도 약방의 감초처럼 곁들여진다. 지역주의와 색깔론도 단골메뉴이지만 최근 여론의 집중타를 맞으며 호흡조절을 하는 상태.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중부권(경기·충청도)이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보수세력 결집을 외친다. 민주당 이인제 위원장의 ‘지는 해’발언에 대해 JP를 대리해 “발칙하고 몰도덕한 발언”이라고 맞대응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민국당 조순(趙淳)대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인보스 정치가 판을 치는 사당(私黨)”이라며 ‘보스정치 타파’를 기회날 때마다 거론한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