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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선언] 전문가 5인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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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선언] 전문가 5인 진단

입력
200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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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렬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김대중대통령의 이번 대북 제안은 기존의 정책을 망라한 것이긴 하지만 독일 베를린에서 행해졌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북한이 이탈리아와 수교하는등 고립탈피를 위해 외교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시점에 김대통령이 유럽에서 우리의 의지를 재천명했다. 이는 북한의 외교노력을 인정하는 한편 4강 뿐만아니라 유럽국가들에 대해서도 우리의 남북관계 개선의지에 호응토록 하는 계기를 마련 할 것이다. 다만 북한이 다각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해서 내부가 금방 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때문에 특사교환 문제도 북한의 이중적 틀이 갖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항구 통일연구회회장

북한의 기본전략은 경제적으로는 남한에서 실리를 취하지만 정치·군사적으로는 대미(對美), 대일(對日) 관계개선에 주력 하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베를린 선언이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선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남북 당국자간 대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거의 ‘조건’에 가깝게 강조해야 한다. 북한 김정일이 최근 중국대사관을 방문한 것은 북미, 북일 관계개선에 대한 중국측 양해를 얻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여전히 대미 관계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특사교환에 대해서는 사전에 남북간 막후 접촉이 있었다고 보는 데도 무리가 따른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북한문제의 국제적 해결방안인 ‘페리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북한이 응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베를린 선언의 배경이 되고 있다. 남북한간 평화의 제도화를 위해선 국제적 접근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민족내부적 해결의 틀이 병행해야 한다. 베를린 선언은 바로 이부분을 제시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남북 당국간 대화는 가장 절실하다. 베를린 선언의 또 다른 의미는 통일에 앞서 평화정착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북한의 국제적 약속이행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우리가 북한에 해줄 것을 먼저 제시하겠다는 점은 한반도 문제해결의 큰 범주에서 보면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 전략’이다.

▲박한규 경희대 국제관계학 교수

베를린 선언은 그동안 펼쳐왔던 대통령 자신의 대북정책 내용들을 포괄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민간교류를 통해 어느 정도 신뢰구축에 성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간 대화와 협력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북한의 최근 변화된 외교전략에서 알수 있듯 정부차원 대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국제적 환경이 무르 익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특사제의및 교환이 상징적이고 전시효과적인 차원에서만 이뤄질 것이 아니라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실제적인 의제들이 상정·협의돼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도 불가피하게 성의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시점이 됐다.

▲김연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경제공동체로 가기 위한 ‘길’을 종합적으로 다시 제시한 것으로 본다. 이미 어느정도 기반위에 서 있는 남북간 경협이 새로운 차원의 질적 도약을 이루기 위해선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한 제도적 환경정비가 필수적이다. 당국간 대화에는 단계적 격상 방식과 일거에 정상회담으로 가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98-99년 차관급 회담등을 통한 단계적 방식이 실패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특사교환을 통해 사전정지작업을 한뒤 정상회담을 갖는 방식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특사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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