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고 선생님이 최고 아이들을 만든다"영국 고등학교에 연봉이 1억3,000만원인 교장선생님이 등장한다.
데이비드 블런키트 영국 교육·고용장관은 지난 1일 전국교사노조 초청 간담회 특강에서 “학생들의 성적이 바닥권인 중등학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연봉이 7만5,000파운드(1억3,200만원) 이상인 ‘슈퍼교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 계획에 따르면 탁월한 학교관리 능력이 입증된 슈퍼교장(Superhead) 10명 정도를 우선 배치, 한 사람이 교실분위기가 엉망이고 성적이 바닥을 헤매는 문제학교 3∼5곳씩을 함께 관리하게 된다.
영국에서는 중등학교 학력검정시험(GCSE)에서 5개 과목 성적이 A+에서 C 사이에 든 우수생이 전교생의 25% 이하인 학교가 1998년 426개교에서 작년 530개교로 급증할 만큼 교육수준 하락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블런키트 장관의 이 선언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당 정부의 선택이다. 그는 이날 노조원 교사들 앞에서 “현재 상태로는 약 70개 학교가 성적 부진으로 폐교조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2004년까지는 우수생 비율이 20% 미만인 학교가 하나도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그 맥캐보이 전교조 위원장, 교육평론가 잰 우드헤드(애비데일 그레인지 고교) 등 많은 교사들은 “평균 연봉이 3만7,000파운드인 교장이 전국에 2만5,000명인데 그 배인 슈퍼교장의 등장으로 위화감을 조성하게 된다” “학교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은 가난한 학생이 많고 사회·경제·가정형편이 열악하기 때문이지 교장 때문이 아니다” 등등 열띤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맹인인 블런키트 장관은 이렇게 되받았다. “가난이 실패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그래봐야 안된다’고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많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어떤 아이도 소속 계층이나 성별, 인종, 가정형편 따위로 해서 실패할 운명을 타고 난 아이는 없다.
환경과 성적 사이에 엄밀한 상관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건설적인 비판은 도움이 되지만 불평과 불만은 학생들의 기를 꺾고 근거없는 좌절을 부추길 따름이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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