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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탓 '거북목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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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탓 '거북목 증후군'

입력
2000.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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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빼고 컴퓨터 모니터를 가까이 들여다 보지 마세요.”장시간 컴퓨터로 작업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 신종 ‘거북목증후군(Turtle Neck Syndrome)’ 경보가 내려졌다. 잘못 된 자세로 오랜 기간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컴퓨터를 다룰 경우 목뼈와 어깨 근육이 변형, 마치 거북이처럼 목이 늘어지고 두부(頭部)가 앞쪽으로 구부정하게 돌출하는 현상이다.

금융포털사이트인 E사에 근무하는 권모(31)씨는 “주가분석 그래프 등 밤새 모니터에 매달리다 보면 목뒤에 볼링공을 얹어놓은 것 같이 뻐근하다”며 “거울을 보면 왠지 목이 곧게 서지않고 앞쪽으로 점점 기울어져가는 느낌”이라고 걱정스러워 했다.

주부 최모(32·서울 강북구 수유동)씨는 “여섯살 된 딸아이가 목을 앞으로 쭉 뺀 자세로 TV를 보거나 컴퓨터오락을 자주 해 나무란다”며 “이젠 아이가 그냥 걸을 때도 목이 구부정해 보여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컴퓨터 작업이나 게임에 장시간 몰입할 경우 본인도 모르는 새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목과 어깨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고 경고한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李允根·37)박사는 “‘거북목증후군’이 아직은 정식 직업병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벤처기업 종사자나 게임마니아 증권사 직원과 은행원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바른 자세로 컴퓨터를 다루되 매시간 10분정도는 꼭 휴식을 하면서 목·어깨 근육을 풀어주라”고 권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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