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돌려주세요”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역에서 무료로 빌려준 책이 평균 두 권중 한 권은 회수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반납되지 않은 책이 총 2만1,325권에 달한다.
공사측이 지하철 5∼8호선 역사내 공간을 활용, 책장과 의자를 비치하고 시민에게 책을 빌려주는 ‘독서마당’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8월. 단순히 교통수단으로 인식돼 온 지하철 역사를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꾸미자는 취지였다.
특히 지하철안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책을 빌려가는 시민들이 하나 둘씩 늘면서 지난해 3월말 10여곳에 불과했던 ‘독서마당’은 1년사이 66개역으로 늘어났다. 대부분 역세권 기업체, 교회, 마을문고 등의 협조를 받아 설치한 뒤 장부를 비치해 빌려가는 책을 시민들 스스로 적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자율에 맡기다 보니 한번 빌려가면 영영 돌려주지 않는다는 점. ‘독서마당’ 설치 초기에는 수필 소설 잡지 등 역마다 평균 900권에 달했던 서적이 현재는 500권에도 못미친다. 특히 천호역의 경우 3,100권 가운데 3,000권, 신금호역의 경우 7,800권 가운데 7,300권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
공사관계자는 “책을 빌려간 뒤 반납하는 사람들이 평균 55%라는 것은 우리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55점 밖에 안된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빌려간 책을 돌려주면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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