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당이 8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치르고 36일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대열에 합류했다. 조순(趙淳) 김윤환(金潤煥) 신상우(辛相佑) 이기택(李基澤)씨 등이 한나라당 공천결과에 반발, 창당을 결의한뒤 19일만이다.민국당은 보름여만에 133개 지역구에 후보자를 공천하는 등 ‘제4당’의 면모를 갖추었다. 민국당이 ‘급조정당’‘퇴물정치인의 모임’등의 냉소적 여론을 터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은 중량급정치인들의 발빠른 창당행보 덕택이었다.
하지만 민국당은 외형상의 성과에도 불구, 내용상으로는 급조정당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드러냈다.‘반DJ 반이회창’을 모토로 보스정치타파를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지역구에서의 열세만회를 위해 지역감정에 매달려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영남에서의 교두보확보를 위해 명분대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 기대는 실리를 모색했지만 이마저 세확보가 주춤하면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당의 간판격인 조순대표와 이수성(李壽成)상임고문이 창당대회를 불과 하루 앞두고 각각 서울 종로와 경북 칠곡의 지역구출마를 포기, 세몰이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두사람을 앞세워 수도권과 영남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교섭단체구성 실패와 맞물리면서 당의 전도마저 안개속으로 빠져드는 결정적 사건이 됐다. 두 사람의 지역구고사로 지도부간의 보이지않던 벽이 두터워졌음은 물론이다.
민국당은 20석 이상을 확보, 총선후 있을 야권개편의 한 축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당지도부의‘사즉생(死卽生)결의’가 흔들리면서 쉽지않은 승부가 됐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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