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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안팎에서의 겹친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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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안팎에서의 겹친 시련

입력
2000.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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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안팎으로 부터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선거를 앞두고 뒤숭숭한 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유가, 환율, 원자재 가격, 물가 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고, IMF체제 이후 그토록 강조해 왔던 기업·금융 부문의 구조조정은 결실을 보기도 전에 그 노력의 강도부터 약화하고 있다.국내 도입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는 중동산 두바이 원유의 가격이 배럴당 28달러를 넘어섰다. 90년대초 걸프전으로 일시 배럴달 30달러 이상을 기록했던 때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폴 크루그먼 미 MIT대학 교수가 예상했듯, 앞으로 유가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우리 경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원유 가격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무역수지 흑자는 10억달러씩 줄어든다. 유가에 있어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안이한 대책이다.

오래 전부터 유가상승은 예견되어 왔지만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일관했다. 에너지 절약형 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기 보다는 국제 원유 가격이 동절기가 지나 비수기에 접어들면 안정될 것이라고만 수차례 강조했다. 이제는 어떤 말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환율은 달러가 몰려들면서 달러당 1,110원대로 떨어졌다. 경제 여건으로 보아 환율 하락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그 속도와 폭이 지나치다는데 문제가 있다.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원화가치 상승률은 1.7%로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들중 대만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았다. 특히 원-엔화 환율은 올들어 8% 가까이 절상됐다.

그만큼 우리 상품의 국제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1조원 가량의 외평채를 발행해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원고(高)를 이겨낼 수 있는 기업의 체질 강화 노력은 그다지 보이지 않고 있다. 원면 펄프 나프타 등 원자재와 곡물의 가격도 급격히 뛰고 있고, 앞으로 이같은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우선 물가가 자극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내부의 긴장 해이도 시기상조다. 이같은 현상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뼈를 깎는 노력없이 정부 지원이나 바라면서 위기를 대충 넘기려 한다면 우리나라를 다시 IMF체제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겠는가.

우리와 같은 개방된 소규모 경제에서는 통제하기에 한계가 있는 외부 요인의 영향은 무척 크고, 또 거부할 수도 없다.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내부 개혁을 통해 외생변수의 충격을 무리없이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IMF체제에서 빨리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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