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정신과치료를 받는 온라인 진료(E-theraphy)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병든 사실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온라인 진찰을 택한 케니 에반스(49)씨는 반신불수 환자다. 애리조나주에 사는 에반스씨는 “익명성과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어 온라인 진료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정신과의사인 줄리 케크에게 E-메일을 보내면 보통 24시간 안에 응답이 온다고 에반스씨는 말했다.이처럼 의사와 환자는 E-메일을 주고 받거나 리얼타임 채팅을 하면서 진찰과 치료를 한다. 특히 정신질환자는 신분노출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과거에는 기피했던 치료를 주저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한 전문의가 비공식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 의사들은 보통 한 차례의 E-메일 치료에 18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은 흔히 정신과 진료를 꺼리며 일단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지속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처음 진료약속을 한 사람 가운데 30%는 의사 앞에 나타나지 않고, 1차 치료를 받은 사람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치료에서는 사정이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래의 행동건강’이라는 의료전문지의 조사결과 인터넷관련 정보검색의 40%는 정신과 치료에 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온라인치료의 질적 수준과 프라이버시, 전문의의 자격조건, 중증(重症)환자의 치료방식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의사와 환자 사이의 비밀스런 신상대화 기록이 해킹당할 가능성도 지적된다. 아울러 치료과정에서 중요한 요소인 환자와 의사와의 긴밀한 인간관계가 인터넷에서는 형성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왔다.
에반스에게 온라인치료를 해준 케크는 1997년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한 대학생으로부터 온라인치료를 해달라는 E-메일을 받고 인터넷치료를 시작했다. 그 후 환자수가 늘자 웹사이트(CounselingCafe.com)도 만들었다. 개인병원도 그대로 운영하는 그녀가 치료하는 환자의 40%는 온라인상담을 한다. 케크도 온라인 진료의 한계를 인정한다.
한편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거주하는 인터넷 컨설턴트인 마서 에인스워스는 정신과 의사들의 웹사이트를 평가해 순위를 매긴 웹사이트(www.metanoia.org)를 운영하고 있다. Amazon.com에서 스크롤 바를 이용해 책을 주문하듯이 원하는 의사의 웹사이트에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해 놓았다. (http://www.latimes.com/news/health/lat-etheraphy000306.ht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