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화요일의 대접전은 예상대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앨 고어 부통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로써 올 미국 대선 후보는 공화당의 부시 주지사와 민주당의 고어 부통령으로 사실상 압축됐다.공화당의 경우 13개주 가운데 뉴잉글랜드지역의 코네티컷, 매서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버몬트주등 4개주에서만 겨우 승리한 존 맥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이 후보사퇴 불가를 천명, 14일의 ‘남부화요일’로 까지 일단 승부가 미뤄졌다.
그러나 부시의 텃밭인 텍사스와 동생 제프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 등이 포함된 이곳에서도 맥케인이 절대열세를 보이고 있어 역전 가능성은 전무하다.
민주당의 경우에는 16개주 전역에서 고어 부통령이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에 ‘KO승’을 거두었다. 후보지명전이 시작된 이래 연패를 거듭한 브래들리는 8일중 후보사퇴를 표명할 것으로 보여 고어는 이날로 민주당 후보를 확정지은 셈이다.
이날 각 지역에서 실시된 출구조사결과는 양당 후보들의 장기와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관심을 끌었던 캘리포니아주의 인기투표에서는 고어가 1등을 차지했고 부시와 맥케인이 뒤를 이었다. 공화당원만을 유효표로 하는 예비선거에서는 지더라도 전유권자를 대상으로한 인기투표에서는 승리할 것으로 기대했던 맥케인은 이마저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고어는 비록 1위를 차지했지만 4위 브래들리의 표를 합산한 민주당 전체 지지율은 2·3위를 합한 공화당지지율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곳에서 11월에 힘든 싸움을 벌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비방전을 주고받으며 맥케인과의 혈전를 치르느라 자금이 고갈된 데다 이미지마저 크게 손상된 부시는 다행히 뉴욕주와 메인주에서 승리해 ‘남서부에서만 통하는 사나이’라는 비판적 여론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또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당시 반가톨릭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밥 존스대학 방문이후 가톨릭교도들에게 경원시됐었으나 오하이오와 뉴욕주에서는 가톨릭교도들로부터도 50%정도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돼 한숨 돌릴 수 있게됐다.
역전승를 노렸다 패함으로써 벼랑끝에 몰린 맥케인은 그러나 이번 예선과정을 통해 ‘득표 잠재력이 큰 후보’라는 강한 인상을 심는 데 성공, 차기를 기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석가들은 맥케인이 후보를 사퇴하지 않은 데 대해 “부통령자리를 노리거나 2004년의 대선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점치고 있다.
한편 브래들리는 부통령직 8년동안 쌓아놓은 고어의 막강한 전국조직망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음을 절감해야 했다. 다만 필기단마로 골리앗과 맡붙었으면서도 페어플레이를 지속함으로써 브래들리도 차기를 기약할 수 있는 토대는 쌓았다는게 미언론들의 분석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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