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화의 질을 추구하는 고소득층이 늘어나면서 최근 초고층 호텔식 주상복합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 조망권과 단지내 편의시설을 최우선시하는 등 주거공간에 대한 입주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건설사들은 교통편의와 투자가치를 함께 고려한 역세권에 수영장, 골프연습장, 게스트룸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30층 이상의 초고층건물을 짓고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문 부동산 관리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 비즈니스센터와 세탁물서비스 등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황
강남일대에 들어서는 초고층아파트가 우선 눈길을 끈다. 삼성중공업에서 시공하는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는 이미 분양에 들어갔다. 평당 분양가는 평형에 따라 900만∼1,600만원 선이다. 55층의 쌍둥이 건물로 주거용 오피스텔과 중대형 아파트 803가구이며 현재 청약을 받고 있다. 대림산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빌’ 930여가구를 올 하반기에 분양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강남구 청담동 한국중공업 터에 80∼100평형 아파트 3동을 건립할 계획이다. 주변이 고급 주택지인 데다 한강을 볼 수 있어 2,000만원에 이르는 평당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서울시에서 건축허가가 나오는 3월 중순 여의도 국민은행 체육관 부지에 ‘트럼프월드II’230가구를 분양한다. 작은 전용면적과 비싼 관리비 등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보완해 전용률을 80% 이상 확보하고, 관리비도 근처 아파트 수준에서 맞출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이달중 목동 CBS방송국 맞은편에 ‘하이페리온’7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4월에는 삼성중공업이 목동 2, 3차 ‘쉐르빌’1,371가구를 분양한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상업·업무용이지만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땅을 용도변경해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성남시 분당구 백궁동 일대에서 5,900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예고했고, 삼성중공업은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에서 3,200가구 정도를 올 상반기에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마감재 수준과 생활 편의성을 크게 높이는 한편, 고소득층을 겨냥해 분양가를 평당 1,000만원선으로 책정해놓고 있다.
■주의사항
부동산업계에서는 “주상복합아파트를 고를 때는 분양가를 꼼꼼히 살피라”고 조언한다. 고급자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분양가를 업체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고 주변에 대형아파트가 없는 경우가 많아 비교가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일조권 등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과의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한다.
또 투자측면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저층은 프리미엄이 거의 없고 매매도 힘들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실제로 한 업체의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전망이 좋은 고층은 4,000만원 내외의 웃돈이 붙었지만 저층은 프리미엄이 거의 없고 매매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고급 아파트이므로 관리비 부담도 크다.
배성민기자
gai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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