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는 ‘지역감정’‘색깔론’등의 낡은무기를 두 손에 들고 총선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분명히 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진흙탕 싸움을 조장한다는 것 자체가 우선 비판받을 사안이다.하지만 더 큰 문제는 JP가 이같은 쟁점을 제기하는 방식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얘기를 꺼내되 해당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음으로써 불특정인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JP는 “해방직후 찬탁을 했던 사람들이 이런 (정권핵심) 자리에 있다”며 현정권 핵심부에 색깔론을 제기했다.
그는 찬탁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왼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움으로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우선 겨냥했다. 그는 “찬탁 인사가 누구냐”는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왜 김대통령을 갖다 붙이느냐, 지도층에 있다는 얘기”라며 안개화법으로 일관했다.
JP는 또 “한때 진보주의자라고 하는 사람이 장관이 되더니 ‘1950년에 공산군이 쳐들어왔을 때 왜 대항했느냐, 통일의 기회를 잃었다’고 해서 경질토록 야단친 바 있다”고 말했다. JP는 해당 장관이 누구인지, 또 그 장관이 현정권의 사람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가 딱부러지게 ‘문제 인사’의 이름을 대지 않아 그 주장의 사실여부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JP는 1998년 1월 김대통령 당선자의 사상 문제와 관련 “김당선자에 대한 그간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공동정부 2년동안 김대통령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았던 그가 다시 55년전의 확실치도 않은 얘기를 새삼 끄집어내 색깔공세를 펴는 것은 정치지도자 로서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하나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가지고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JP는 “1987년 대선때 경상도 출신 후보들은 호남에서 돌멩이를 맞았으나 호남 후보가 영남에 갔을 때는 돌멩이가 날아들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영남에선 돌멩이가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당시 김대중후보가 대구, 부산 지역 등을 찾았을 때 돌멩이와 계란이 날아 들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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