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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된 소가 숨쉬는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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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된 소가 숨쉬는 의미는

입력
200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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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공학의 인터랙티브아트 '인공감성전'새로운 예술의 핵심 단어로 떠오르고 있는 인터랙티브아트(Interactive Art). 9일부터 18일까지 갤러리 퓨전에서는 ‘작품‘과 ‘관객’의 인터랙티브아트가 테크놀로지 아트를 통해 시도된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황인, 이용백과 공학자 윤중선, 정현기(이상 부산대 공대 교수)가 함께 펼치는 ‘인공·감성-ASTA 프로젝트 1’전시회다.

ASTA는 ‘Arts, Science and Technology in Asia’의 약자로 예술과 공학의 학제간(學際間) 협력체제 구축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실험팀. 그들은 인터랙티브아트의 ‘인터페이스’(접속경로)로 소를 선택했다.

이미 퓨전갤러리 전시장 테이블 위에는 박제된 한우가 누워있다. 20일전 도살장에서 옮겨온 뼈와 가죽만 남은 소이다. 방부처리돼 독한 포르말린 냄새가 푹푹 풍기는 소의 눈, 입, 가슴, 배 부분엔 구동장치가 달려있다.

전시회 기간 중 관객은 작품과의 소통을 소와 연결된 튜브를 통해 시도한다.튜브 끝에 달린 호흡기를 통해 관객이 숨을 쉬기 시작하면, 관객의 호흡은 온도 센서를 통해 아날로그 신호로 소의 내부에 전달돼 소의 입을 벌렸다, 오무렸다 하게 만든다. 소의 가슴과 배 역시 볼록볼록 움직인다.

배 속에 집어넣은 가죽주머니가 관객의 호흡 온도 센서를 통해 아날로그 신호로 소의 내부에 들어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커다란 소의 주위를 돌아다니며 시도하는 관객의 동작은 모션캡처 센서를 통해 소에게 전달돼 소의 눈에 달린 구동장치를 움직이게 한다. 마치 소가 살아있는 듯 관객을 눈으로 쫓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관객의 손목에 부착된 맥박 센서를 통해 관객의 심장 박동 소리가 디지털화해 전시 공간에 울려 퍼진다.

장순화 퓨전갤러리 큐레이터는 “공학자들은 자신들의 공학지식과 기계가 대중에게 건조한 무생물이 아닌 감성적 교감이 가능한 대상이 되기를 원하며, 예술가는 자신의 상상력을 구체화할 수 있는 도구로서 현대의 공학적 지식과 제품을 이용하고자 한다”면서 “맥박 센서 온도센서 모션캡처 센서는 바로 감성공학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갤러리 룰을 부수어뜨릴 파격적인 전시회. ‘도대체 흉칙하게 소는 왜 갖다 놓는단 말인가’ ‘테크놀로지 아트가 과연 무엇이길래’… 룰에 어긋나는 이번 전시회에 무언가 불만을 갖고 있다면 9일 오후 4시 오프닝에 앞서 마련되는 토론회에 참석, 작가들에게 질문도 던지고 비난도 퍼부을 수 있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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