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기자들이 출연을 꺼리는 장르가 사극이다. 연기력이 없으면 캐릭터 소화가 힘들 뿐 아니라 좀처럼 인기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사극을 하고 나면 연기력이 일취월장 한다는 말도 있다.큰 눈, 날카로운 눈썹, 넓은 이마, 둥그런 얼굴의 전형적인 동양적 미인인 안연홍(24). 그녀가 방송가의 이러한 정설을 또 한번 입증하고 있다. 사극에서 잔뼈가 굵은 그녀는 지난달 신설된 MBC 성인 시트콤 ‘세친구’에서 헬스클럽 종업원으로 잘난 척 하는 푼수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그녀가 콧구멍을 후비거나 병원장 정웅인을 유혹하기 위해 벌이는 갖가지 행동들은 예외없이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게 하고 있다. 시트콤에서 요구되는 순발력 역시 빼어나게 발휘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까지 안타까웠다. 연출자나 시청자들이 워낙 사극의 이미지만을 연결시켜 자신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요즘 사극을 피해요. 현대물이나 시트콤에 출연해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어요”그녀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24살 젊은 나이지만 연기 경력은 무려 13년이나 된다. 1988년 KBS 시대극 ‘토지’에서 서희로 출연했던 아역탤런트 출신이다. 이후에도 그녀는 정숙한 이미지때문인지 ‘만강’‘임꺽정’‘용의 눈물’등 인기 사극에 연속 캐스팅되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냈다.
방송가에선 다른 젊은 탤런트와 달리 그녀의 연기력을 인정한다. 다년간 사극 출연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극무대에 서면서 연기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아역배우가 스타 연기자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깨고 시트콤에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안연홍은 현대물에서도 사극만큼 인정받고 싶다고 말한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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