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해순 모스크롭씨한국계 미국인 입양아가 입양의 역사를 다큐멘터리로 만든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크라멘토의 지역방송국인 KVIE에서 비디오 편집자로 일하는 카렌 해순 모스크롭(29)씨는 3년째 한국 입양에 대한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제목은 ‘희망의 여행(Journey of Hope)- 한국계 미국 입양아들’.
지금까지 나온 입양 관련 다큐멘터리가 주로 입양아와 친부모의 만남을 다뤘다면 ‘희망의 여행’은 한국정부의 입양정책과 재미 입양아들의 현재 실태등을 다각도로 다룰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는 미국의 입양아들은 물론 한국전 참전 미군들과 한국전 당시 고아원에서 근무했던 한국인도 취재했다. 입양아들의 모국방문을 돕고 있는 허리훈(許利勳) 주뉴욕 총영사, 국제 홀트회의 젠 애닐 대표와도 인터뷰할 예정이다. 물론 자신의 이야기도 담는다.
해순씨는 난 지 열흘만인 1971년 2월 12일 서울 중부경찰서 옆에서 발견된 뒤 곧바로 홀트아동복지회로 보내져 미국으로 입양됐다. “양부모님은 친자식 이상 정성을 들여 키워주었기 때문에 입양아라고 해서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는 해순씨는 1997년 친부모를 만나보고 싶어서 처음 모국방문을 했다가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입양아들은 결손 가정에서 왔다’ ‘입양아들은 대부분 불행하게 지낸다’라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편견을 확인한 것. 그때의 씁쓸한 느낌에 굴복하는 대신 그는 편견을 바로잡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결심을 했다. 그 후 그는 1998년 10월 다른 입양아 28명과 함께 한 청와대 방문, 친구인 한국계 입양아 신디 앤더슨(40)씨와 생모의 37년만의 극적인 해후 등을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
현재의 어려움은 제작비가 5,000-1만달러 모자란다는 사실. 6월 안에 제작을 끝낼 수 있을 지가 걱정이라는 해순씨는 ‘필요한 때만 입양아들에게 관심을 갖고 입양아들의 불행한 삶에만 초점을 맞추는’ 한국의 미디어들에 대한 불만도 덧붙였다.
해순씨는 세크라멘토주립대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전문직 여성으로 그가 근무중인 KIEV는 미국의 교육방송인 PBS계열의 지역방송국. 그는 또 세크라멘토의 한국인 입양아 모임인 ‘SAK’의 대표로 활동중이다. 그는 “이 다큐멘터리가 한국의 방송에 소개되어 올 6월 한국전쟁 50주년에는 한국인들이 입양아에 대한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한국정부는 어린이의 행복권을 위해 해외입양을 무조건 막기 보다는 성인 입양아들이 한국문화를 이해하도록 고국방문을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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