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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투기성 달러 대량유입

입력
200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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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高)와 고유가로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달 극적인 막판 뒤집기로 무역수지 연속적자사태는 막았지만 이미 흑자기조에는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 여기에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는 달러로 환율은 급락하고, 유가 및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수출입전선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달러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달러유입이 종목별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직접투자는 1-2월 17억4,7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12억7,700만달러)보다 36.8%나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간접투자인 외국인증권(주식 및 채권)투자자금도 올해들어서만 40억달러이상 순유입됐다. 지금 추세라면 1·4분기안에 작년 연간 순유입액(51억9,000만달러)을 쉽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바로 핫머니(국제 단기부동자금)성의 증권투자자금에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자금은 국내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고용효과를 유발하는 장기투자란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증권투자자금은 경제에 조금이라도 이상기류만 감지되면, 또 목표수익률만 실현하면 언제라도 떠나는 문자그대로 ‘단기투기성 달러’다. 환차익과 주식·채권투자차익등 이중차익으로 국부(國富)유출요인도 된다.

현재 환율은 바로 이 투기성 자본의 과잉유입에 의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있다. 수출호조로 달러를 벌어들여 원화가치가 오른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무역수지부진으로 경제의 ‘펀더맨틀’은 뒷걸음질치는데, 투기자본에 의해 원화가치가 올라 수출환경을 더욱 옥죄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거품절상’이자, 거시경제안정에 해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태에서 들어오는 달러를 막을 수는 없고, 결국 환율안정의 해결책은 들어온 달러를 적극적으로 퍼내는 것뿐. 한 외환딜러는 “정부도 해외투자펀드조성, 대우해외채권매입대금 지급등 나름대로 외환수급 조절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밀물처럼 몰려오는 외국인증권자금 유입액에 비하면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고 지적했다.

▦치솟는 유가·원자재가격

산유국들의 증산합의가 ‘찻잔속 태풍’으로 판명나자 국제유가는 더 뛰고 있다. 서부택사스중질유(WTI)는 물론 브렌트유까지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섰고, 국내도입원유의 7할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26달러를 웃돌고 있다.

원자재가격도 마찬가지. 세계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에 주요 생산지인 미국 남미의 기상불순까지 겹쳐 나프타와 원면, 천연고무, 펄프에 곡물가격까지 일제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내외환경은 수출은 쪼그라드는 요인만, 수입은 오로지 부추기는 요인만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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