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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JP, 왜 '색깔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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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JP, 왜 '색깔론'인가

입력
200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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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의 단골메뉴 ‘색깔론’이 마침내 등장했다. 지역감정 자극발언이나 색깔론 제기등은 선거때 표몰이에 궁한 정치인들이 써먹어 온 낡은 수법중 하나이다.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지역감정 논쟁에 불을 지폈던 JP는 역시 노련한 정치인 답게 또다시 색깔론을 제기,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제기한 색깔론의 대상은 전후 문맥으로 보아 현 정권과 민주당인 것으로 해석된다. 자민련의 야당 색깔을 분명히 하는 한편 보수진영의 표를 의식해 색깔론으로 정권과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는 강원도 홍천의 지구당행사에 참석, 두가지 발언으로 색깔론을 제기했다. 그중 하나가 찬탁·반탁관련 발언이다.

그는 “과거 신탁통치 반대투쟁 당시 찬탁했던 사람들이 지금도 권력의 상층부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위로 치켜 들어 보여 ‘찬탁했던 사람’이 마치 정권의 최고위직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가 지칭하는 정권의 최고위직 인사는 대통령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그같은 발언후 기자들의 질문에 가타부타 딱부러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친북성향의 장관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6·25때 공산군에 대항했기 때문에 통일의 기회가 없어졌다”고 말하는 장관이 있어 야단쳤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은연중 지금의 정권에 친북성향 장관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JP는 이런 말을 한뒤 그에 관한 궁금증이 일고 있으나 일체 대꾸하지 않고 있다. 선거 전략상 일부러 궁금증이 일게 한다는 해석도 있다. 그래야만 군중심리에 따라 막연하게 의심이 확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JP는 그러나 분명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그가 만약 선거판에서 흔히 쓰는 치고 빠지기 전략의 하나로 이런 말을 했다면, 다른 정당 다른 정치인이라고 이런 수법을 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은 급기야 흑색선전 모략·폭로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선거는 십중팔구 최악의 혼탁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다.

따라서 그는 친북성향의 장관이 누구이고, 찬탁한 인사가 누구인지,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70이 넘게 ‘굴곡의 현대사’를 살아온 사람들중 과거의 허물이 없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 것인지, 남의 허물을 얘기 하기 전 자신의 주변부터 살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민련은 최근들어 갑자기 신보수를 주창하고 있는데, 자민련이 진정으로 보수를 대변하는 정당인지 자문해 볼 일이다. 신보수에 대한 개념정리도 아직은 모호한 상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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