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싸라기 땅인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건물의 점포 2개가 3년째 비어있어 그 이유를 놓고 설(說)이 분분하다. 임대만 해도 큰 수입을 올릴 수 있는데도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점포들은 건교부가 발표하는 공시지가에서 10년째 전국 최고 땅값(평당 1억909만1,400원·작년 6월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한빛은행 명동지점에서 30㎙ 떨어진 명동파출소 맞은 편에 위치한 2층 상가건물의 1층 4개 점포중 17평짜리 2개. 다른 두개는 커피숍과 화장품 가게가 입주해 있으나 비어있는 이들 점포의 유리창은 각종 광고전단과 낙서들로 가득하다.
바로 옆 같은 크기 점포의 임대가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0만원가량. 이를 감안하면 이들 2개 점포는 지난 3년동안 월세만 합쳐 7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보증금 이자와 월세 이자를 합치면 더욱 늘어난다.
7억원 이상의 임대료 수입을 마다한 점포 소유주는 등기부상 이북출신인 70대 갑부 C씨의 아들 형제.
주변 부동산업자들에 따르면 이들 가게들이 명동의 흉물로 방치되는 표면상의 이유는 소유주가 주변 상가의 현재 임대료를 무시한채 IMF 이전 최고가격인 보증금 2억-3억원에 월세 2,000만-3,000만원을 고집하기 때문. 점포를 보러왔던 사람들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갑부라고는 하지만 7억원을 푼돈 취급하기에는 무리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다른 이유들도 나돌고 있다. 갑부인 C씨가 최고 비싼 땅인 명동에 걸맞는 최고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자존심과 고집이라는 것과 상가 증축을 바라는 C씨가 같은 건물내 소유주가 다른 점포들을 사들이기 위한 ‘작전’이라는 것이다.
주변 상인들은 점포가 빈채로 방치되고 있어 영업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싫은 표정들이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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