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업체들이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에 2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혀 외국자본의 SOC 사업 참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SOC사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부담을 덜고 민간의 효율적인 운영체제를 접목시키기 위해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해 왔으나, 현재까지 성사된 것은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자본의 참여가 성사되면 다른 외국 업체들의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이번 투자협상은 아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단계로, 최종 계약성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외자유치 의지가 강하고 사업시공자인 현대건설 등 국내업체들도 이들과의 컨소시엄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성사 전망은 밝은 편이다.
문제는 투자기업에 얼마만큼의 수익성을 보장해주느냐는 것. 이번에 추진되는 투자형태는 이른바 BOT방식으로, 투자업체는 SOC건설자금을 대고 시설이 완공되면 일정기간동안 직접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 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주게 된다. 따라서 투자업체는 수익성을 확실히 보장받을 때만 참여를 할 것이다.
외국 업체들은 투자조건으로 해당사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도 요구하고 있어 향후 협상결과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이 이미 사업의 수익성을 충분히 검토한데다, 정부도 외자유치를 위해 투자업체에 수익률을 90%까지 보장하는 등 제도정비를 마무리해 최종 계약체결까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21억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한 3개 프랑스 업체 외에 벨기에 IPEM사가 김대통령의 독일 방문중 마산항 컨테이너부두 1단계 공사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1억9,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이며, 프랑스 GTM사와 홍콩 CKIH, AIF사 등은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시공사인 ㈜대우와 협상중이다.
용어해설
BOT 방식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Build-Own·Operate-Transfer의 약자이다. 말 그대로 시설 완공후 일정기간(통상 20-30년) 사업자가 시설을 소유·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 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시설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들이 외자유치를 통한 SOC 사업방식으로 많이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선 인천 신공항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등이 BOT방식으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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