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저음 가수는 보드카만큼 흔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는 특별하게 봐야 할 것 같다. 1997년 그의 첫 내한공연은 관객들을 멍하게 만들었다. 깊은 감동의 충격파 때문이었다.그는 브라인 터펠, 토머스 햄슨과 더불어 요새 인기 절정인 30대의 젊은 바리톤 가수다. 190㎝ 쯤 되어보이는 크고 듬직한 체구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반짝거리는 은발이 인상적이다. 두터운 융단처럼 부드럽고 묵직한 음색, 심연에서 터져나오는 용암처럼 정열적인 노래로 넋을 빼놓는다.
흐보로스토프스키가 다시 온다. 팬들은 손꼽아 기다렸다. 이번엔 소프라노 박미혜(경희대 교수)와 함께 무대에 선다. 두 사람의 듀오 콘서트가 14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모차르트와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와 이중창을 노래한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요술피리’ 중 ‘아, 나는 느끼네’, ‘돈 조반니’ 중 ‘세레나데’, ‘샴페인의 노래’, ‘자 손을 잡읍시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 ‘프로벤차 내 고향으로’, ‘돈 카를로’ 중 ‘로드리고의 죽음’, ‘리골레토’ 중 ‘이 사악한 가신들아’ 등 13곡이다. 피아노 반주자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미카일 아카디예프. 당시 흐보로스토프스키의 절절한 노래도 훌륭했지만, 아카디예프의 반주가 그에 못지않게 일품이었다.
흐보로스토프스키는 그동안 필립스 레이블로 러시아 민요와 로망스, 무소그르스키의 가곡,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 차이코프스키의 ‘예프게니 오네긴’,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등 6종의 음반을 냈다. 박미혜는 지난해 볼쇼이오페라에서 ‘라 트라비아타’주역으로 호평받은 데 이어 올해 8월 오스트리아 빈의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에 초청되는 등 최근 외국 무대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연문의 (02)598_8277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