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약혼했던 탈북자 정 용(鄭 龍·30)씨와 최은실(崔恩實·27)씨가 7일 오후6시 서울 송파구 송파2동 새별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4년전 북한에서 약혼한 두 사람은 정씨가 1997년 8월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탈출하면서 헤어졌다. 이어 10월에 최씨도 북한을 탈출했지만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갈 길을 찾지 못해 헤어져 있었다. 다행히 서울에서 꾸준히 약혼녀의 행적을 찾아온 정씨의 정성 덕에 1998년 8월 두사람은 연락이 닿았고 최씨는 1999년 9월에 서울로 들어올 수 있었다.
정씨는 어머니(60)가 김일성주체탑을 설계한 북한의 엘리트층 출신이었지만 1990년 러시아 유학중이던 큰형 현(35)씨가 한국에 귀순하면서 한순간에 ‘반동가족’으로 추락했다. 함북 온성으로 겨나 탄광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당시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사로청) 부위원장으로 농사일을 하던 최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정씨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옆에 있어준 여자와 결혼하게 된 나는 정말 행운아”라고 환히 웃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