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구소련 시대를 포함, 15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지중해에 함대를 파견할 방침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7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직무대행이 핵잠수함과 중순양함, 프리깃함 등 10척 정도의 함대를 파견할 방침을 결정했으며 재정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해군 행동에 관한 대통령대행령’에 서명한 사실이 6일 뒤늦게 확인됐다고 전했다.
1980년대 중반을 끝으로 중단된 러시아의 지중해 함대 파견은 푸틴대행의 ‘강한 러시아’구상과 관련한 군사행동의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 해군 보도국에 따르면 지중해에 파견되는 함대는 항공기 탑재형 중순양함 ‘쿠즈네초프’와 핵잠수함, 프리깃함 등으로 구성된다. 러시아 해군 고위관계자는 “다목적 사명을 띤 함대로 냉전후 세계의 바다에서 사라진 러시아 해군의 존재를 부활한다는 의미에서 해군 전략의 제1보”라며 “지중해에 정기적으로 함대를 파견할 계획이며 정찰함은 항구적으로 지중해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구소련은 1980년대 중반까지 지중해에 약 30척규모의 제5함대를 배치했었으나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신사고 외교’에 따라 서서히 철수했다. 냉전후에는 정보망의 혼란 등과 겹쳐져 중동·이슬람 세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감퇴의 주요인이 됐다.
새로운 지중해 함대 파견 결정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항, 중동지역에서 러시아의 군사·정치 영향력 회복을 노린 것이다. 이 함대는 우선은 체첸분쟁과 유고슬라비아및 아프가니스탄 정세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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